카드사가 ESG 경영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신용카드사들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동참하고 있다. 이사회 안에 별도 위원회를 꾸렸고 ESG 채권을 잇따라 발행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최근 ESG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카드 업계 최초로 이사회 내 ESG 위원회를 신설했다. ESG 위원회 설치를 시작으로 신한카드는 경영진으로 구성된 ESG 협의회, 실무부서 부서장으로 구성된 ESG 실무협의회를 운영할 계획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신한카드가 추진하고 있는 ESG 경영을 강화하고, 관련 사업들을 투명하고 책임감 있게 진행하기 위해 ESG 위원회를 신설했다”며 “ESG 위원회 운영을 통해 전사 ESG 추진 동력이 확보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카드 역시 ESG 관련 주요 정책 수립을 사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서 총괄·관리에 나섰다. ESG 위원회와 지난해 설립된 ESG 사무국을 중심으로 전사적 차원의 ESG 경영을 추진할 방침이다.

카드사가 발행한 ESG 채권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ESG 채권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 개선 등과 관련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되는 채권이다. 지난해까지 이름조차 생소했던 ESG 채권은 올해 발행 규모가 상반기도 지나기도 전에 2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3월 현대카드는 4500억원 규모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현대카드는 현대·기아차의 전기·수소·하이브리드 차량을 포함해 친환경 차량에 대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조달 자금을 쓰고 있다.

업계 1위 신한카드 역시 2000억원 규모로 ESG 채권을 발행했다. 2019년 이후 신한카드의 ESG 채권 누적 발행액은 총 1조2090억원에 달한다.

KB국민카드는 지난달 10일 3억달러 규모 외화 표시 지속가능채권을 찍었다. KB국민카드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저소득층과 사회 취약 계층을 상대로 한 금융 지원과 기타 사회적 가치 창출 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이번 외화 표시 채권 발행은 기존 원화 표시 카드채와 외화 자산유동화증권(ABS) 중심의 자금 조달 방식에서 조달 수단과 경로를 다양화하여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자금 조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도 지난달 17일 4억5000만달러 규모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소셜본드로 찍었다. 롯데카드도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에 대한 금융서비스 지원에 쓸 예정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적극적인 ESG 경영활동을 이어나가기 위해 국내외로 ESG 채권을 찍어 다양한 투자자를 확보하려 한다”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롯데카드는 업계 최초로 여성 사외이사를 2명으로 늘려 지배구조 부분의 점수를 높였다. 롯데카드는 의사결정 기구의 다양성, 투명성을 확보해 ESG 경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카드도 금융지주의 ESG 경영 전략과 연계해 ESG 특화 상품 출시 등 다양한 ESG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지난 3월 우리금융그룹과 함께 ESG 경영 및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2050 우리카드 ESG 그린 선포식’을 열고 친환경·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ESG 슬로건 ‘예스 그린’을 공개했다.

일각에선 카드사의 ESG 경영이 올 연말 있을 수수료 재산정을 앞둔 보여주기 행보가 아니냐고 지적한다.

금융당국과 카드 업계는 3년마다 카드 결제에 수반되는 적정 원가에 기반해 카드가맹점 수수료율을 재산정한다. 지난 2018년에 이어 올 연말에 재산정이 예정됐다. 현재 카드사 원가 분석을 위한 태스크포스(TF) 팀이 이미 가동 중이다.

또 ESG 채권에 대한 개념도 아직 명확한 기준이 없어 ‘사회적’이라는 명목으로 채권을 발행하는 게 유리하다는 지적도 있다. ESG 채권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부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을 발행하고 투자 성과에 대해 외부기관을 통한 사후 검증을 받아야 ESG 경영에 대한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