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자체개발한 신약으로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을 두드리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신약 상업화를 위한 마지막 관문인 임상 3상 완료부터 신약 허가 신청을 앞둔 품목들도 있어 이르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 의미있는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은 올 4분기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의 미국 허가 신청에 돌입할 예정이다. hk이노엔은 미국 파트너사 세벨라 파마슈티컬스를 통해 진행한 두 번의 임상 3상에서 모두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했다. 세벨라 파마슈티컬스가 지난 7일(현지시간) 발표한 'TRIUMpH'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케이캡은 미란성 식도염 치료 후 유지요법에서 기존 치료제인 란소프라졸 대비 통계적으로 우월한 효과를 보였다. 특히 중등도 이상의 식도염 환자군에서 테고프라잔 100mg 투여군이 통계적 우월성을 입증한 점이 주목된다.
이는 기존 PPI(프로톤펌프억제제) 계열 대비 P-CAB(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 계열의 차별화된 효능을 보여주는 결과로 평가된다. 세벨라는 이번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4분기 중 미란성 식도염 및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에 대한 FDA 신약허가신청(NDA)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국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 규모는 4조원을 상회하는데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특히 기존 PPI 계열 치료제의 한계를 보완한 P-CAB 계열 신약에 대한 시장 수요가 높은 상황이라 미국 시장 진출 시 상당한 매출 증대가 예상된다.
HLB는 항암제 파이프라인으로 미국 시장에 도전한다. HLB는 현재 리라푸그라티닙 신약허가신청에 앞서 최근 미국 FDA 사전미팅을 요청한 상황이다. 사전미팅은 신약허가신청(NDA) 제출에 앞서 FDA와 임상 결과, 제출 자료 구성, 허가 전략 등을 사전에 조율하는 절차로, 신약 승인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핵심 절차다. 리라푸그라타닙은 FGFR2 융합 담관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초기 임상에서 뛰어난 치료 효과와 높은 표적 선택성, 우수한 내약성이 입증됐다.
치료 옵션이 부족한 담관암 영역에서 유의미한 치료 혁신 가능성을 인정받아 지난 2023년 FDA로부터 ‘혁신신약’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신약허가 신청(NDA) 시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으며 심사 기간도 기존 10개월에서 6개월로 단축될 예정이다. 또 간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리보세라닙 역시 미국 진출을 꾸준히 도전하고 있다. HLB는 앞서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에 대해 지난 5월 FDA로부터 최종보완요청서(CRL)를 수령했다. 지난해 9월에 이어 다시 고배를 마신 것이다. 세 번째 도전을 위해 지난달 FDA와 미팅을 갖고 보완 사항에 대한 추가 자료를 제출하기로 했다.
알테오젠은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꿔주는 플랫폼 기술인 ‘ALT-B4′를 통해 미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알테오젠의 ALT-B4 기술이 적용된 미국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SC는 9월 FDA 승인 여부가 발표될 전망이다. SC 제형은 기존 IV(정맥주사) 대비 투약 편의성과 부작용 감소 효과가 있어 시장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 키트루다가 연간 40조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인 만큼 SC 제형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한다면 알테오젠은 분기당 수천억원의 로열티를 수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FDA 승인을 획득하고 미국 시장에 출시됐다 해서 무조건 성공을 보장 받는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최근 국산 신약들은 경쟁약물 대비 높은 효능과 효율적인 상업화 전략으로 시장서 순항하고 있어 더욱 많은 국산 신약들의 도전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