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자로. 사진=미국 마운자로 판매처 홈페이지 캡처
일라이릴리의 비만치료제 마운자로가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마운자로가 국내에 출시되면 이미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선점효과를 누리고 있는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본격적인 양강구도를 형성할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마운자로의 국내 출시는 이르면 3분기 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마운자로는 72주 임상에서 평균 22.5%, 84주 임상에선 26.6%의 체중 감량 효과를 확인해 업계의 높은 관심을 받은 비만약이다. 위고비의 평균 체중 감량률은 14.9%이다. 위고비보다 뛰어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인 만큼 국내 출시 이후 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체중 감소 효과 20% 이상은 지방흡입 등 비만수술과 맞먹는 수준이다.
마운자로는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약물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과 GIP(위 억제 펩타이드)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 작용제다. GLP-1은 인슐린 분비를 자극해 식욕을 줄이고 포만감을 높이고, GIP는 지방 분해를 촉진하고 메스꺼움을 완화한다. 즉 이 두 기전을 함께 활용해 혈당을 낮추고 체중과 체지방을 줄이는 효과를 낸다. 미국에서는 비만 적응증의 경우 젭바운드라는 별도의 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또한 비만 치료뿐만 아니라 2형 당뇨병에도 사용할 수 있다. 마운자로는 2023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2형 당뇨병 치료제로 먼저 승인받았으며 이듬해 비만 치료 적응증도 허가를 받았다. 승인된 용량은 2.5㎎, 5㎎, 7.5㎎, 10㎎, 12.5㎎, 15㎎ 등 6가지다. 현재 마운자로는 미국·일본·중국·호주·유럽 등을 포함해 총 48개국에서 판매 중이지만 한국진출은 늦어지고 있다. 지연 이유는 제형허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 꼽힌다. 현재 릴리는 일회용 프리필드펜 제형으로는 국내 허가를 받았지만 물량이 전 세계적으로 부족해 우리나라에 도입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병에 들어있는 바이알 제형과 한 달 분량의 주사를 4번에 나눠 투여할 수 있는 펜 형태의 자가 주사기인 퀵펜 제형허가를 지난해 신청했으며 현재 식약처에서 심사를 진행중이다. 마운자로가 판매되고 있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퀵펜 제형으로 판매되고 있어 국내에도 퀵펜 제형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시장에서 마운자로는 위고비보다 출시가 2년 늦었지만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올 1분기 위고비의 글로벌 매출은 3조7300억원을 기록했고 마운자로는 3조1400억원으로 위고비를 거의 따라잡았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도 마운자로가 출시되면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며 위고비의 점유율을 빠르게 따라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출고가를 위고비보다 낮추는 저가 전략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비만치료제 간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며 “이는 환자들의 치료 선택지를 넓히는 긍정적인 효과와 함께 향후 비만 치료제 보험급여 등 전반적인 비만 치료 환경 변화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