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역대급 기록 경신을 이어온 코스피지수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연일 이어진 외국인 매수세가 주춤하면서 코스피 역시 3410선으로 살짝 물러섰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대비 1.0%, 36.22포인트 하락한 3413.40에 마감했다. 오전 한때 3406선까지 내려갔던 지수는 개인 순매수세에 힘입어 낙폭을 소폭 줄였다.
코스피지수는 최근 11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며 신고가를 경신해왔다. 지난 16일 장중에는 3450선을 터치하면서 또 한번 천장을 높이기도 했다.
시장에선 이 같은 장기 랠리가 상방을 더 높이는 시그널로 보는 분위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11거래일 이상 상승세를 지속한 것은 지난 2000년 이후 네차례에 불과했다.
▲2019년 3월 29일~4월 16일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에 따른 랠리(13거래일) ▲2019년 9월 4일~9월 24일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 및 연준 보험성 금리 인하 (13거래일) ▲2006년 3월 23일~4월 7일 중국발 전세계 경기 호황 (12거래일) ▲2009년 7월 14일~7월 28일 금융위기 이후 대규모 부양책 효과 (11거래일) 등이 현재까지 기록이다.
이달 들어 상승장을 주도한 것은 외국인이다. 순매수 규모만 6조7682억원에 달한다. 동기간 기관의 순매수 규모가 9231억원에 그치고 개인은 8조3658억원 순매도한 흐름과 대조적이다.
외국인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을 집중적으로 담았다. 이달 외국인 순매수 1위는 삼성전자로 무려 2조7518억원 어치를 사들였고 SK하이닉스도 비슷한 규모(2조5682억원)를 순매수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매수세는 반도체 업황 개선에 기반한 것으로 추가 유입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지수의 추가 상승에 무게를 싣고 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지분율은 이제 최근 5년 평균에 도달했다"며 "단순히 평균 수준으로 회복을 가정하더라도 추가 매수 여력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강한 순매수가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연초 이후 누적 기준으로 여전히 외국인이 순매도 상태라는 점은 추가 유입 여지를 기대하게 하는 부분"이라며 "반도체 측면에서도 D램과 낸드 모두의 수급률이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돼 아직 사이클 초입에 있다는 해석도 설득력을 얻는다"고 전해왔다.
한지영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도 "연이은 상승세가 증시 이상 과열 우려를 점증시키고 있으나 이전의 강세장만큼 과열 신호가 강하지 않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는 "외국인 수급의 중심이란 점도 과거 과열 장세와 차별화되는 포인트로 기존 상방 재료가 훼손되지 않았음을 감안할 때 단기 레벨 부담과 9월 FOMC 이후 변동성을 분할 매수 기회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