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치지직 로고. (사진=네이버)

네이버의 실시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이 e스포츠·게임 등 콘텐츠 영역에서 업계 선두에 오른 데 이어, 자체 모션스테이지 기술과 연계한 XR(확장현실)·버추얼 플랫폼으로 사업 확장을 노린다.

16일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네이버 치지직은 지난 7월 월간활성이용자(MAU) 242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17% 증가한 수치로, 앱 출시 후 역대 최대 MAU다. 웨이브(239만명), 디즈니플러스(212만명)보다도 높다.

이 같은 성장세의 배경으로는 차별화된 콘텐츠 전략이 꼽힌다. 올해부터 3년간 중계권을 확보한 e스포츠월드컵(EWC) 독점 중계를 비롯해 ▲리그오브레전드·발로란트·배틀그라운드 등 국제 e스포츠대회 중계 ▲국내 배구·농구 리그 중계 ▲각종 드라마·애니메이션·영화 '같이보기' 서비스가 신규 이용자 확보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당초 치지직은 아마존 트위치의 국내 서비스 종료 이후 게임 실황 방송을 주력으로 출격했지만, 한정된 콘텐츠만으로는 업계 1위 SOOP을 제치기 어려웠다. 이에 스포츠·예능·e스포츠 대회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 시청자에게 보다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전략을 펼친 것으로 풀이된다.

남은 과제는 늘어난 이용자를 플랫폼에 잔류시키는 '락인' 전략에 달렸다는 평가다. 대형 이벤트에 힘입어 주목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지만, 새로운 흥미를 끌만한 콘텐츠를 선보이지 않으면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치지직은 주 이용자들이 10~30대라는 점에 착안, 버추얼, XR(확장현실) 등 신규 사업에 기반을 둔 콘텐츠를 새롭게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파트너 스트리머와 협업한 자체 콘텐츠, 외부 드라마·영화·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즐길거리도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안드로이드 기반 XR 플랫폼 콘텐츠를 치지직에서 선보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7월 '이머시브 미디어 플랫폼 테크 포럼'에서 "'비전스테이지'에서 제작한 콘텐츠를 XR 플랫폼에서 스페셜 미디어 형태로 제공할 예정"이라며 "주력 콘텐츠는 치지직에서 소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플랫폼은 삼성전자가 구글·퀄컴과 함께 개발 중인 XR 디바이스(기기) '프로젝트 무한'에도 탑재될 예정이다.

'비전스테이지'는 대형 스크린과 실시간 카메라 트래킹, 그래픽·AI 기술을 결합하여 현실보다 생동감있는 가상 배경을 구현하는 특화 스튜디오다. 해당 스튜디오의 개발·운영에는 네이버가 자체 개발·보유한 생성형 AI 기술이 활용된다.

이외에도 네이버는 ▲3D 캐릭터 제작부터 모션캡쳐 및 라이브 송출 등이 가능한 버추얼 스트리머 전용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 '모션스테이지' ▲3D 아바타 기반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는 '프리즘 라이브 스튜디오'등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한 바 있다.

이를 통해 XR(확장현실),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등 다양한 분야에 대응하는 게임, 버추얼, K팝 관련 콘텐츠를 지속 선보인다는 목표다.

외부 콘텐츠 확보에도 공을 들인다. 치지직은 인기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예능 '심야 괴담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등 각종 콘텐츠를 스트리머와 함께 시청하는 '같이보기' 방식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또 LG유플러스의 콘텐츠 스튜디오 STUDIO X+U와 인기 네이버웹툰 IP 4종을 숏드라마로 제작하는 프로젝트에도 착수했다.

여기에 네이버페이, 카페·스마트스토어 연계 등 플랫폼 통합 전략으로 신규 이용자를 끌어들이고, 팬덤 커머스까지 함께 활성화한다는 구상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변화하는 콘텐츠 소비 문화에 맞춰 네이버는 치지직 등 생태계 내 서비스에서 XR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즐길거리를 선보이며 신규 이용자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