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오는 10월 한국에서 arm 관련 논의로 만난다. (사진=삼성전자, 손정의 회장 페이스북 갈무리)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만나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을 놓고 협력 방안을 논의해 주목을 받았다. 삼성전자가 arm을 인수하는 ‘빅딜’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은 양사의 협력 의지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퍼을’로 불리는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에 관심이 쏠린다. ■ 이재용 부회장, 손정의 회장과 arm 협력 방안 논의 9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은 지난 4일 전격 회동해 소프트뱅크의 자회사 arm을 둘러싼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이 부회장과 손 회장 외에도 삼성전자에서는 경계현 반도체부문 사장과 노태문 스마트폰부문 사장이 동석했고, arm 르네 하스 최고경영자(CEO)가 자리를 함께 했다.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은 이날 arm 인수·매각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오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포괄적인 협력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이 부회장은 해외 출장 후 귀국하면서 arm 관련 질의에 “손 회장이 서울에 오면 뭔가 제안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당초 삼성전자는 arm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 등이 업계로부터 나왔다. 삼성전자가 지분 일부를 인수하거나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인수에 나선다는 등의 시나리오가 제기됐다. 하지만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은 이번 만남을 통해 양사의 협력 의지를 확인하고 향후 세부 논의를 이어가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arm 홈페이지 모습 (사진=arm) ■ ‘수퍼 을’ arm이 뭐길래…arm칩, PC·스마트폰에 거의 다 들어가 arm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전망이다. 전 세계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영향력을 가진 만큼 협력 논의를 넘어 소유하려는 욕심이 생길만한 기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arm은 1990년에 영국 캠브리지에 본사를 두고 탄생한 기업이다. 이 회사는 반도체의 기본 설계(아키텍처)를 파는 기업이다. arm의 반도체 설계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애플·퀄컴·화웨이 등 전 세계 대부분의 반도체 관련 회사들이 비용을 내고 인용하고 있다. 처음에는 라이선스 비용을 받고, 제품이 나오면 팔릴 때마다 로열티를 뗀다. arm은 공장 없이도 돈을 버는 셈이다. arm의 반도체 설계를 꼭 사용해야 할까. 현재 PC와 스마트폰 대부분에는 arm의 반도체 설계 지식이 활용됐다. 특히 모바일 분야에서는 arm의 점유율이 95%나 된다.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이나 애플 아이폰에 arm의 기술이 반영된 셈이다. arm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CPU와 AP 등의 반도체 설계를 꽉 잡고 있다. arm이 아닌 다른 회사가 있음에도 이 회사의 것을 쓰는 이유는 ‘고성능 저전력’ 때문이다. 인텔의 경우 복잡한 계산을 하도록 설계된 반면 arm은 단순한 계산기 가능토록 해 이러한 소비전력을 유지할 수 있다. 데이터베이스 기업 오라클은 자사의 홈페이지에 ARM의 기술이 적용된 서버와 다른 서버를 비교하며 “성능과 전력 효율면에서 우수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클라우드 플랫폼 전문기업 오라클은 arm 프로세서(Ampere Altra, 사진 왼쪽 초록색)가 타사 AMD, 인텔 등의 제품보다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하다고 소개하고 있다. (사진=오라클 홈페이지 갈무리) 손 회장은 앞으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을 통해 반도체 분야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arm을 지난 2016년에 320억 달러(당시 기준 36조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닥치면서 소프트뱅크는 잇단 투자 실패로 arm 매각에 나섰다. 미국 그래픽카드 전문 회사 엔비디아는 지난 2020년 9월 400억원 달러(당시 47조원)에 arm을 인수하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영국·유럽연합(EU) 규제당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반도체 M&A는 8개 국가의 반독점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번 이재용 부회장과 손정의 회장의 회동을 통해 arm 지분을 일부 인수할 것이라고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전략적 제휴 수준에서 얘기가 그치고 향후 구체적인 협력 논의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재용-손정의 만나 협력 논의한 ‘arm’ 뭐길래?

이재용-손정의, 지난 4일 회동…삼성·arm 경영진 동석
“arm 지분 매각 논의 없었다” 알려져…‘전략적 협력’ 논의된듯

손기호 기자 승인 2022.10.09 00:00 의견 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오는 10월 한국에서 arm 관련 논의로 만난다. (사진=삼성전자, 손정의 회장 페이스북 갈무리)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만나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을 놓고 협력 방안을 논의해 주목을 받았다. 삼성전자가 arm을 인수하는 ‘빅딜’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은 양사의 협력 의지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퍼을’로 불리는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에 관심이 쏠린다.

■ 이재용 부회장, 손정의 회장과 arm 협력 방안 논의

9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은 지난 4일 전격 회동해 소프트뱅크의 자회사 arm을 둘러싼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이 부회장과 손 회장 외에도 삼성전자에서는 경계현 반도체부문 사장과 노태문 스마트폰부문 사장이 동석했고, arm 르네 하스 최고경영자(CEO)가 자리를 함께 했다.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은 이날 arm 인수·매각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오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포괄적인 협력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이 부회장은 해외 출장 후 귀국하면서 arm 관련 질의에 “손 회장이 서울에 오면 뭔가 제안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당초 삼성전자는 arm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 등이 업계로부터 나왔다. 삼성전자가 지분 일부를 인수하거나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인수에 나선다는 등의 시나리오가 제기됐다. 하지만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은 이번 만남을 통해 양사의 협력 의지를 확인하고 향후 세부 논의를 이어가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arm 홈페이지 모습 (사진=arm)


■ ‘수퍼 을’ arm이 뭐길래…arm칩, PC·스마트폰에 거의 다 들어가

arm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전망이다. 전 세계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영향력을 가진 만큼 협력 논의를 넘어 소유하려는 욕심이 생길만한 기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arm은 1990년에 영국 캠브리지에 본사를 두고 탄생한 기업이다. 이 회사는 반도체의 기본 설계(아키텍처)를 파는 기업이다. arm의 반도체 설계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애플·퀄컴·화웨이 등 전 세계 대부분의 반도체 관련 회사들이 비용을 내고 인용하고 있다. 처음에는 라이선스 비용을 받고, 제품이 나오면 팔릴 때마다 로열티를 뗀다. arm은 공장 없이도 돈을 버는 셈이다.

arm의 반도체 설계를 꼭 사용해야 할까. 현재 PC와 스마트폰 대부분에는 arm의 반도체 설계 지식이 활용됐다. 특히 모바일 분야에서는 arm의 점유율이 95%나 된다.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이나 애플 아이폰에 arm의 기술이 반영된 셈이다.

arm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CPU와 AP 등의 반도체 설계를 꽉 잡고 있다. arm이 아닌 다른 회사가 있음에도 이 회사의 것을 쓰는 이유는 ‘고성능 저전력’ 때문이다. 인텔의 경우 복잡한 계산을 하도록 설계된 반면 arm은 단순한 계산기 가능토록 해 이러한 소비전력을 유지할 수 있다. 데이터베이스 기업 오라클은 자사의 홈페이지에 ARM의 기술이 적용된 서버와 다른 서버를 비교하며 “성능과 전력 효율면에서 우수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클라우드 플랫폼 전문기업 오라클은 arm 프로세서(Ampere Altra, 사진 왼쪽 초록색)가 타사 AMD, 인텔 등의 제품보다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하다고 소개하고 있다. (사진=오라클 홈페이지 갈무리)


손 회장은 앞으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을 통해 반도체 분야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arm을 지난 2016년에 320억 달러(당시 기준 36조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닥치면서 소프트뱅크는 잇단 투자 실패로 arm 매각에 나섰다.

미국 그래픽카드 전문 회사 엔비디아는 지난 2020년 9월 400억원 달러(당시 47조원)에 arm을 인수하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영국·유럽연합(EU) 규제당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반도체 M&A는 8개 국가의 반독점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번 이재용 부회장과 손정의 회장의 회동을 통해 arm 지분을 일부 인수할 것이라고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전략적 제휴 수준에서 얘기가 그치고 향후 구체적인 협력 논의를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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