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장교동 한화빌딩 전경. (사진=한화)
한화그룹이 사업군별 선택과 집중을 위해 일부 사업부를 계열사 간에 옮기는 스몰딜을 추진한다. 한화의 일부 사업을 한화오션과 한화솔루션에 주고 모멘텀부문을 물적분할하는 게 골자다.
한화그룹 지주사인 한화는 3일 이사회를 열고 일부 사업을 한화오션과 한화솔루션에 양도하고, 모멘텀부문을 물적 분할하는 사업 구조 개편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결의한 구조개편은 내달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올 7월 초 완료된다.
한화오션과 한화솔루션은 사업별 ‘가치사슬’ 완성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해상풍력 관련 선박 건조 분야를 담당하는 한화오션은 이번 해상풍력, 플랜트 사업 양수로 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한화 건설부문의 관련 사업 실적과 경력이 풍부한 EPC(설계, 조달, 시공) 인력 등을 확보하면서 기본설계 능력과 관리 역량 향상이 기대된다. 사업 개발에서 발전과 전력 판매에 이르는 해상풍력 밸류체인 완성에도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
한화솔루션도 한화 모멘텀 부문의 태양광 장비 사업 양수로 차세대 태양광 기술 관련 장비 개발에 대응이 가능하다. 또한, 태양광 장비 관련 사업 수직계열화를 통해 고객 신뢰도 제고는 물론, 신규 고객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그룹 내 혼재돼 있던 태양광 사업을 토탈 에너지 솔루션 기업인 한화솔루션으로 한데 모아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태양광 사업의 가치를 극대화한다.
모멘텀 부문의 물적분할도 이뤄진다. 한화의 100% 자회사인 한화모멘텀을 신설하고 이차전지 장비 사업 전문화를 추진한다. 한화모멘텀은 태양광 장비 사업의 한화솔루션 양도와 맞물려 이차전지 장비 사업에 초점을 맞춘 독립적 경영을 하게 된다. 한화모멘텀은 주주가치 보호를 위해 향후 최소 5년간 상장하지 않을 계획이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인적분할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일 공시에서 “주주가치와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당사가 영위하는 사업특성을 고려한 인적분할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인적분할은 아직 확정된 사항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인적분할 후 존속회사에 남는 항공과 방산, 우주항공 등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담당하고, 한화정밀기계와 한화비전을 가져가는 신설 지주회사는 막내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부사장)이 담당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김동관 부회장의 승계구도를 굳히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하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지난 2021년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기이사(전략부문 대표)로 선임돼 그룹의 방산·항공우주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사업군별 전문화를 추진해 각 계열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한화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도 함께 제고할 것”이라며 “안정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자체 사업인 글로벌 부문의 고부가 소재사업에 집중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사업군별 전문화와 계열화 강화로 자회사들의 기업가치 증대와 자회사 성장을 통한 배당수익 확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