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사진=SNE리서치)

올해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전년 대비 대폭 성장했음에도,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6월 글로벌 시장에 등록된 전기차(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하이브리드차(HEV)에 탑재된 배터리 총사용량은 504.4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동기 대비 37.3%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합산 점유율은 16.4%로 5.4%p 하락했다. 지난해 상반기 글로벌 점유율은 21.8%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47.2GWh(9.4%)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하며 3위를 유지했다. SK온 또한 17.7Gwh(4.3%)로 전년 대비 점유율이 10.7% 증가, 5위를 기록했다. 반면 삼성SDI는 17.4GWh(3.2%)로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하며 5위에서 8위로 내려왔다.

상반기는 중국업체들의 성장세가 이어졌다. CATL은 전년 동기 대비 37.9%(190.9GWh) 성장하며 글로벌 1위를 유지했다. 자국의 주요 OEM(지커·리오토·샤오미)은 물론, 테슬라·BMW·폭스바겐 등 글로벌 OEM 또한 CATL 배터리를 채택한 영향이다.

BYD는 58.4%(89.9GWh) 성장률로 글로벌 배터리 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배터리와 전기차(BEV+PHEV)를 자체 생산하며 확보한 가격 경쟁력으로 다양한 차급에서 판매를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4위는 9.4% 점유율을 기록한 중국의 CALB가 차지했다.

SNE리서치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공급망 재편과 규제 강화 흐름이 동시에 가속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미국의 경우 기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기반으로 한 세제 혜택을 대폭 축소하고 있다"며 "그 결과 배터리 기업들은 기술 경쟁력뿐만 아니라 공급 기반 독립성과 지역 전략의 유연성을 갖춘 대응력이 요구되는 전환 국면에 돌입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