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로부터) 한화건설부문 김우석 대표이사 내정자, 한화세미텍 김재현 대표이사 내정자, 한화임팩트 사업부문 양기원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한화)
한화그룹이 건설·에너지·반도체 등 주요 사업 부문의 대표를 전면 교체하며 조직 쇄신에 나섰다. 업황 둔화와 실적 부진, 신사업 확장 과제 속에 ‘재무통·전략통·기술통’ 3인을 전면에 내세워 기초 체질을 다지고 미래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28일 한화그룹은 ㈜한화 건설 부문, 한화임팩트 사업 부문, 한화세미텍 등 3개 조직의 신임 대표이사 내정을 발표했다. 이번 인사는 단순한 보직 변경을 넘어 한화의 사업 축을 다시 세우려는 전환 신호로 평가된다.
■ 건설, 실적 부진 속 ‘재무통’ 투입… “기초부터 다시 짠다”
㈜한화 건설부문 대표이사에는 김우석 ㈜한화 전략부문 재무실장이 내정됐다. 30년 넘게 그룹 내 재무·경영 전반을 담당해온 김 내정자는 한화 내부에서 ‘재무통의 정점’으로 불린다. 김 내정자는 재무 건전성 강화, 우량 수주 확대, 안전경영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번 교체의 배경에는 실적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화 연결 기준 매출 중 건설부문 비중은 4.4%로 전년(8.1%)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건설부문 매출은 1조5745억 원으로 23.4% 급감했다.
2022년 9월부터 건설부문을 이끌어온 김승모 대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방산전략담당으로 이동한다. 이번 교체는 건설부문의 재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내년 경기 둔화에 대비한 보수적 재정운용 기조로 해석된다.
■ 한화임팩트, ‘전략통’ 전진 배치…한화세미텍, 기술력 중심 경영
한화임팩트 사업부문에는 양기원 전 ㈜한화 글로벌부문 대표이사가 내정됐다. 양 내정자는 한화케미칼 사업개발실장, 한화솔루션 전략기획실장 등을 거친 전략·기획형 경영자로 에너지·화학 분야의 M&A와 글로벌 사업개발 경험이 풍부하다.
향후 내수시장 지배력 강화와 수출시장 확대와 수소·암모니아 등 신에너지 사업의 글로벌 전환 가속화에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은 한화임팩트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탈탄소 시대의 사업 모멘텀’을 강화하려는 구상이다.
한화세미텍 신임 대표이사로는 김재현 한화푸드테크 기술총괄이 내정됐다. 김 내정자는 삼성전자와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등에서 30여 년간 근무한 반도체장비 전문가로 한화세미텍의 하이브리드본더 등 첨단 장비 개발을 주도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 “전문성·글로벌 역량 검증된 CEO로 내년 전략 조기 수립”
한화그룹은 이번 인사에 대해 “각 부문별 전문성과 글로벌 사업 역량이 검증된 경영진을 배치해 중장기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신임 대표이사들은 각 사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최종 선임된다.
건설의 재무 안정화, 임팩트의 글로벌 확장, 세미텍의 기술 경쟁력 확보 등 각 사업의 핵심 과제가 명확히 나뉜 만큼 한화의 2026년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가 ‘방산’ 중심 그룹에서 ‘기술·에너지 복합체’로 진화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