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인도와 중국군 접경에서 군사 충돌로 20명이 숨졌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전했다. 양 측은 병력 수천명을 투입하는 등 지난 몇 주 동안 긴장감이 고조돼 왔다. (자료=SCMP)
세계 인구 1, 2위 국가이자 핵보유국인 인도와 중국이 아커사이 친-라다크 국경에서 군사 충돌이 빚어져 인도 군인 20명이 사망했다. 양국의 충돌로 사망자가 나오기는 지난 1975년 이후 45년만에 처음이다.
17일 AP통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간) 인도 육군이 라다크 내 갈완 계곡에서 중국군과 충돌해 20명이 숨졌다. 사망자는 애초 3명으로 발표됐다가 하루만에 17명이 늘어났다. 추가된 사망자들은 부상이 심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와 중국군 수천명은 한달 넘게 히말라야 산맥의 분쟁 지역 국경지대에서 대치하고 있다.
인도 육군은 성명을 통해 "인도·중국 양측에서 모두 나왔다"고 밝혔다. 중국군 사상사 수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번 충돌 과정에서 총격은 없었고 인도와 중국 군인들은 난투극과 투석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UN)은 중국과 인도 모두에 "최대한 자제력을 발휘하라"고 촉구했다. 에리 가네코 유엔 부대변인은 국경 역할을 하는 '실질통제선'(LAC)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충돌이 일어난 데 대해 "우려한다"면서 "양국이 상황을 진정시키고자 협의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미국도 양국에 평화적인 사태 해결을 기대했다.
미국 워싱턴의 외교·안보 싱크탱크 우드로윌슨센터의 남아시아 전문가 마이클 쿠겔먼은 양국이 전쟁으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양국 모두 갈등을 감당할 형편이 안된다"고 진단했다.
다만 쿠겔먼은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충돌이 있었는데 양국이 마법처럼 긴장을 완화할 수 있다고 믿긴 어렵다"면서 "이번 사태가 이른 시일에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도와 중국은 국경 문제로 1962년 전쟁까지 치렀지만, 아직도 국경을 확정하지 못하고 3488㎞에 이르는 LAC을 사실상 국경으로 삼고 있다. 현재도 카슈미르와 시킴, 아루나찰, 프라데시 등 곳곳에서 영유권 분쟁 중이다.
중국은 인도 북동부 아루나찰프라데시주(州)의 약 9만㎢ 땅이 자신들의 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인도는 카슈미르 악사이친의 3만8000㎢의 땅을 중국이 불법으로 점령하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앞서 중국과 인도는 1962년 국경 전쟁을 치룬 뒤 1975년 양측 충돌로 인도군 사망자 4명이 발생했다. 이후에도 잦은 무력 충돌로 부상자가 나오긴 했지만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45년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