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은 지난 10월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전기차 전용 신공장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기공식을 가진 가운데 정의선 회장이 기공식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확대에 나섰지만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발목이 잡혔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정부에 IRA 3년 유예를 요청했다.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기존 내연기관차 공장에서 혼류 생산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혼류 생산을 해도 비효율적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 현대차 “2030년 미국 내 전기차 11% 목표”…정의선 회장의 전동화 의지 22일 업계에 따르면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전날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지금이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며 “우리가 완전히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유연성을 기대한다”고 말하며 IRA에 대한 깊은 우려감을 나타냈다. 장 사장은 현대차가 2030년까지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비롯해 전기차 차종을 최소 17종으로 늘려 연간 187만대 판매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도 전기차를 14종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현대차그룹은 연간 323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장 사장은 “향후 19조4000억원을 투자하고 미국 전기차 시장의 11%, 전 세계 시장의 7%를 차지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기공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의 미국과 전 세계 전기차 확대는 정의선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정 회장은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을 위해 총괄 조직 ‘GSO’를 신설해 전동화를 추진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그룹 내 전체 승진 인사 중 70%가 현대차그룹 자동차 부문에 집중됐다. 하지만 미국 내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북미 지역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한하는 IRA가 내년 초부터 시행된다. 한국에서 생산해서 미국에 수출하는 현대차그룹 전기차는이 혜택을 받지 못해 판매 감소가 우려된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19일(현지시간) IRA 시행 관련 전기차 세액 공제 세부 규정을 내년 3월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테슬라와 제너럴모터스(GM) 등 현대차의 경쟁사들의 전기차는 새해부터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 혜택을 받는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국내에서 생산된 ‘아이오닉5’와 ‘EV6’ 전기차들이 미국 내에서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해 가격 경쟁력을 잃을 위기다. 미국 앨라배마주 현대차 공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 “IRA 유예 기대하며 미국 기존 공장 혼류 생산도 검토 중”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전기차 생산 전용 공장 설립까지 시간을 벌어야 한다. 내년 초 미국 조지아주에서 착공하는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도 실제 양산이 가능한 시기는 2025년이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미측에 IRA 시행을 이때까지 유예를 요청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내년초 상세 시행 규정을 발표하며 본격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운영 중인 앨라배마 현대차 몽고메리 공장이나 조지아주 기아 웨스트포인트 공장을 활용하는 방법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최근 산업부와 IRA 대응 관련 간담회에서 장 사장은 미국 현대차 앨라배마 내연차 공장에서 전기차 혼류 생산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지금으로서는 IRA 유예 요청이 받아들여질지 내년 3월 세부 규정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IRA 대응 방안은 현지 생산이 답인데 (2025년 조지아공장 완공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문제”라며 “현대차는 미국 내 내연기관차 공장에서 혼류 생산도 검토하고 있지만 비효율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연구위원은 “조지아 전기차 전용 새 공장이 완료되면 30만대 생산이 가능한 데 이게 가장 효율적인 대응”이라면서 “미국 내 생산이 가능할 때까지 가격을 인하해서 판매하는 방법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자국 위주의 자동차 정책을 펼치는 이유도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자동차산업은 전체 산업과 연결되기 때문에 중요하다”면서 “미국은 금융위기 당시 GM이 파산하는 것을 겪었고, 미래 모빌리티 중심으로 재편해야 제조업이나 산업 등 경제에 뒷받침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전기차 확대, IRA에 발목…“미국 기존 공장 혼류 생산 검토하나 비효율적”

테슬라·GM에 경쟁력 잃어…정 회장, 미 전기차 11% 차지 목표 차질 전망
전문가 “현지 생산이 답”…현대차 “미국 내연차 공장 전기차 생산 검토 중”

손기호 기자 승인 2022.12.22 14:24 | 최종 수정 2022.12.22 16:03 의견 0
현대차그룹은 지난 10월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전기차 전용 신공장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기공식을 가진 가운데 정의선 회장이 기공식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확대에 나섰지만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발목이 잡혔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정부에 IRA 3년 유예를 요청했다.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기존 내연기관차 공장에서 혼류 생산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혼류 생산을 해도 비효율적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 현대차 “2030년 미국 내 전기차 11% 목표”…정의선 회장의 전동화 의지

22일 업계에 따르면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전날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지금이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며 “우리가 완전히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유연성을 기대한다”고 말하며 IRA에 대한 깊은 우려감을 나타냈다.

장 사장은 현대차가 2030년까지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비롯해 전기차 차종을 최소 17종으로 늘려 연간 187만대 판매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도 전기차를 14종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현대차그룹은 연간 323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장 사장은 “향후 19조4000억원을 투자하고 미국 전기차 시장의 11%, 전 세계 시장의 7%를 차지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기공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의 미국과 전 세계 전기차 확대는 정의선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정 회장은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을 위해 총괄 조직 ‘GSO’를 신설해 전동화를 추진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그룹 내 전체 승진 인사 중 70%가 현대차그룹 자동차 부문에 집중됐다.

하지만 미국 내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북미 지역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한하는 IRA가 내년 초부터 시행된다. 한국에서 생산해서 미국에 수출하는 현대차그룹 전기차는이 혜택을 받지 못해 판매 감소가 우려된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19일(현지시간) IRA 시행 관련 전기차 세액 공제 세부 규정을 내년 3월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테슬라와 제너럴모터스(GM) 등 현대차의 경쟁사들의 전기차는 새해부터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 혜택을 받는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국내에서 생산된 ‘아이오닉5’와 ‘EV6’ 전기차들이 미국 내에서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해 가격 경쟁력을 잃을 위기다.

미국 앨라배마주 현대차 공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 “IRA 유예 기대하며 미국 기존 공장 혼류 생산도 검토 중”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전기차 생산 전용 공장 설립까지 시간을 벌어야 한다.

내년 초 미국 조지아주에서 착공하는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도 실제 양산이 가능한 시기는 2025년이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미측에 IRA 시행을 이때까지 유예를 요청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내년초 상세 시행 규정을 발표하며 본격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운영 중인 앨라배마 현대차 몽고메리 공장이나 조지아주 기아 웨스트포인트 공장을 활용하는 방법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최근 산업부와 IRA 대응 관련 간담회에서 장 사장은 미국 현대차 앨라배마 내연차 공장에서 전기차 혼류 생산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지금으로서는 IRA 유예 요청이 받아들여질지 내년 3월 세부 규정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IRA 대응 방안은 현지 생산이 답인데 (2025년 조지아공장 완공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문제”라며 “현대차는 미국 내 내연기관차 공장에서 혼류 생산도 검토하고 있지만 비효율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연구위원은 “조지아 전기차 전용 새 공장이 완료되면 30만대 생산이 가능한 데 이게 가장 효율적인 대응”이라면서 “미국 내 생산이 가능할 때까지 가격을 인하해서 판매하는 방법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자국 위주의 자동차 정책을 펼치는 이유도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자동차산업은 전체 산업과 연결되기 때문에 중요하다”면서 “미국은 금융위기 당시 GM이 파산하는 것을 겪었고, 미래 모빌리티 중심으로 재편해야 제조업이나 산업 등 경제에 뒷받침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