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울 여의도역 부근 파리크로와상 매장에 애플페이 마크가 붙어 있다.)
“첫날 사용해보고 싶어서 어제 모바일카드로 신청해 바로 발급받았어요.”
애플페이 서비스 도입 첫날인 21일 오전, 10년째 아이폰만 사용하고 있다는 A씨는 여의도역 부근 편의점서 기자와 만나 “카드 갯수를 많이 늘리는 편은 아닌데 주로 사용하는 편의점이나 카페 등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아 지난달 현대카드를 신규 발급받았다”고 했다.
파리크로와상 매장에서 만난 또 다른 직장인 B씨도 “가능한 곳에서 활용할 생각으로 어제 현대카드를 신청했다”고 했다. 그는 “페이 기능을 자주 이용하진 않았는데 사용방법이 쉬운 만큼 계속 써볼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이들 모두 애플페이 사용을 위한 현대카드 신규가입자였다.
9년 가까운 시간동안 기다렸던 애플페이 서비스가 개시되면서 현대카드가 특수를 누리고 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역시 이에 대한 만족감과 기대를 감추지 않는다.
이날 정 부회장은 “벌써 17만명 사용자가 아침에 등록을 완료했다”며 출시 첫날 기분 좋은 성과를 자랑했다.
실제 애플페이발 효과는 현대카드의 반격을 예고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체크카드 발급수는 지난 4분기 15만6000건으로 전분기대비 42% 급증을 보였다. 지난해 1~3분기동안 평균 10만건 안팎이었던 데 비해 큰 폭의 증가를 보인 것은 애플페이 도입이 예고된 이후 영향이다.
애플페이 서비스는 당초 현대카드가 독점 계약할 것으로 알려졌었으나 금융당국 심사 과정에서 배타적 사용권을 포기하면서 현대카드가 우선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 다른 카드사들 역시 신청하면 애플페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소비자 반응 등을 지켜보자는 관망세를 취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애플페이의 국내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은 2024년 15%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말까지 아이폰 사용자 수가 같다고 전제할 경우 애플페이의 연말 기준 국내 일평균 거래금액은 1000억원을 넘어선다.
4분기말 기준 각 카드사별 개인 신용카드 점유율을 살펴보면 신한카드가 19.6%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삼성카드(17.8%), 현대카드(16%), KB카드(15.4%) 순이다.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통한 간편결제 시장에서의 입지 확보에 나선다면 삼성카드와의 순위 역전도 노려볼 만한 상황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페이가 아직 교통카드 기능 등에 제한이 있지만 아이폰 유저들의 선택권이 집중되는 효과가 있는 만큼 현대카드가 신규 고객 증가를 기반으로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