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토스

간편결제 시장을 둘러싸고 카드사와 빅테크 간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실물카드 사용자가 간편결제로 옮겨가면서 카드사들 출혈 경쟁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10일 토스(대표 이승건)는 ‘페이스페이’ 가맹점을 서울 시내 2만개로 확대해 시범 운영에 나선다고 밝혔다. 얼굴 인식만으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페이스페이까지 결제 시장에 가세하면서 간편 결제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카드사와 빅테크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지급 서비스의 하루 평균 이용 금액은 1조236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넘게 증가했다. 간편결제가 전체 지급결제 수단 가운데 35%를 차지하면서 신용카드(41%)와의 격차도 빠르게 좁히고 있다.

간편결제 시장이 성장하면서 카드사들도 대응에 나섰다. 신한카드는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애플페이 이용 약관 심사를 통과하며 도입을 공식화했다. 국민카드와 하나카드 등 타사로의 확산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간편 결제 도입에 따른 추가 비용이다.

카드업계에서는 애플페이를 '고육지책 서비스'로 본다. 애플은 카드사에 결제 건당 약 0.15%의 수수료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가 줄어든 상황에서 결제 수수료까지 추가 지불하게 되면서 출혈 경쟁으로 내몰릴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만약 향후 삼성페이가 수수료 부과에 나선다면 카드업계가 크게 휘청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동안 카드론 등 대출 상품을 통해 수익성을 보전하며 버텨왔던 카드사들은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적용에 따라 카드론 축소에 나서는 등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신한카드 등은 희망퇴직을 받으며 선제적 몸집 줄이기에 나선 상황이다.

이에 반해 빅테크들은 수수료 산정에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11곳의 영세가맹점(연 매출 3억원 이하) 대상 결제 수수료율은 평균 0.56~1.5%로 나타났다. 영세가맹점에 0.4% 이하의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는 카드사들과 비교하면 크게 높은 수치다.

카드업계는 이재명 정부가 카드사의 수수료율 적격비용 산정 정책을 폐지하고, 카드사가 직접 발행하는 계좌인 지급결제 전용계좌를 허용하는 등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지는 않다.

한편 이재명 정부는 간편결제 수수료 인하를 통해 소상공인 살리기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제21대 대통령 선거 당시 간편결제 수수료율 인하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국회의원 선거에서 중소기업·소상공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간편결제 합리적 수수료율 마련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