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 밍 캔들게임즈 공동 설립자. (사진=김태현 기자)
이번 '부산인디게임커넥트(BIC) 2024' 행사에는 참신한 해외의 인디게임들도 여럿 출품됐다. 그 중에서도 최고의 작품을 가리는 그랑프리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중국의 인디게임이 있다. 캔들맨게임즈에서 제작한 '지친 남자'가 그 주인공이다.
'지친 남자'는 싱글플레이 퍼즐 시뮬레이션 장르의 게임이다. 작은 방에서 흐느적대는 캐릭터를 조종해 주어진 미션을 깨는 것이 목표다.
3D로 구현된 캐릭터는 온 몸으로 '나 피곤해요'를 외치고 있지만, 스테이지를 클리어하지 않으면 잠에 들 수 없다. 퇴근 후 힘들더라도 집안일을 끝내지 않으면 침대에 누울 수 없는, 우리네 모습이 떠오르는 광경이다.
가오 밍 캔들맨게임즈 공동 설립자는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주는 것이 이번 작품의 기획 의도"라며 "사람들이 이 게임을 통해 잠시 경쟁의 스트레스를 내려놓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친 남자'의 인게임 플레이 화면. (사진=김태현 기자)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은 '화분 짚기', '공 던지기', '팔을 앞으로 뻗기' 등의 간단한 미션에 도전하게 된다. 미션은 직관적이며, 따로 클리어 시간 제한도 없다. 평화로운 BGM을 들으며 느긋하게 게임을 즐기면 된다.
이동 버튼은 하나 밖에 없어 세밀한 컨트롤이 불가능하지만, 그 과정에서 코믹하게 움직이는 캐릭터를 보면 절로 웃음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불편한 조작감을 유쾌한 설정으로 납득시키는, 인디게임다운 참신함이다.
게임의 전체 볼륨은 약 3시간 정도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수록 새로운 아이템이 해금되는 구조로, 엔딩을 본 이후에도 다양한 아이템을 활용해 색다른 세션을 즐길 수 있다는 게 개발자의 설명이다.
가오 밍 공동 설립자는 "새로운 마케팅 시장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이번 BIC에 참가하게 됐다"며 "이전에 한국은 모바일 게임에 치중됐다고 여겼지만, 이 곳에서 수많은 인디게임 개발자들과 교류하며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게임을 개발하며 가장 어려웠던 부분을 "머릿속에 떠오른 광경을 시스템으로 구현하는 것"으로 꼽았다. 특히 이번 작품의 경우 시장에 비슷한 장르의 게임이 없었기에, 기본적인 어셋부터 구동 로직까지 그가 직접 설계해야 했다. 이에 개발 기간만 약 3년 반이 걸렸다는 설명이다.
캔들맨게임즈는 가오 밍과 그의 아내로 구성된 2인 게임사로, 남편이 프로그래밍을, 아내가 아트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20년 게임을 처음 개발할 당시의 팀원은 6명이었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며 결국 둘만 남게 됐다"며 인디게임 개발의 고충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7월 출시된 '지친 남자'는 스팀과 닌텐도 스위치, 엑스박스, 플레이스테이션 4·5에서 즐길 수 있다. 언어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총 8개를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