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치매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치매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치매의 경우 발병 원인이 복잡하고 약물이 뇌혈관 장벽을 통과하는 것이 힘들어 임상 성공률은 1% 수준이다. 하지만 2033년 글로벌 시장규모가 약 45조원으로 전망됨에 따라 아주 낮은 확률에 도전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아리바이오, 동아ST, 차바이오텍, 지엔티파마 등이 치매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아리바이오가 국내 기업 중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 아리바이오의 AR1001은 다중 작용기전 치매 치료 후보물질로 회사 측은 포스포다이에스터레이즈(PDE5) 억제 작용을 통해 치매 진행을 막고 환자 기억력과 인지기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뇌 신경세포 내 신호전달 경로(CREB) 활성화로 신경세포 사멸을 억제하고 생성을 촉진하며, 윈트(Wnt) 신호 전달 체계를 활성화해 시냅스 가소성을 증진하고, 자가포식을 통해 독성 단백질 제거 및 축적 억제, 우수한 뇌혈관장벽(BBB) 투과성과 뇌혈류 증가 등 다중 기전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미국, 캐나다, 한국, 중국, 영국, 유럽연합(EU) 8개국 등 13개국 200여 곳의 임상 센터에서 총 1150명의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중이다.
동아ST는 타우 단백질을 타깃하는 경구용 치매 치료제 DA-7503을 개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은 뇌 내 타우 단백질과 베타 아밀로이드의 과도한 축적으로 인해 신경세포의 손상과 지속적인 신경염증성 반응이 나타나는 게 유력한 원인으로 꼽힌다. DA-7503은 변형된 타우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올리고머(집합체) 형성을 억제해 타우가 응집되는 것을 저해하는 기전이다.
아직까지 타우 단백질을 타깃하는 치료제는 등장하지 않아 개발 완료 시 혁신신약(First-in-Class)이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난해 5월 국내 임상 1상을 시작한 상태다. 해당 연구에서는 건강한 성인 및 노인 72명을 대상으로 DA-7503의 단회 및 반복 경구 투여 후 안전성, 내약성 및 약동학적 특성을 평가한다. 차비오텍은 줄기세포치료제 ‘CB-AD-02′를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 억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태반 조직에서 추출한 기능성 세포로 대량 배양, 세포 동결 기술에 기반을 둔 게 특징으로, 임상 1/2a상 단계에 있다.
지엔티파마는 지난해 퇴행성 뇌 신경 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인 ‘크리스데살라진’의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 크리스데살라진은 지엔티파마가 개발한 반려견 인지기능장애 치료제 '제다큐어'의 주성분으로 비임상시험에서 알츠하이머성 치매 질환의 바이오마커인 아밀로이드 베타(Aβ), 타우, 신경세포 사멸(N)을 모두 줄였으며 질환의 초기는 물론 중기와 말기에 투여해도 인지기능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치매 치료제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다”며 “치료제 개발에 어려움이 많은 만큼 상용화에 성공하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어스에 따르면 전 세계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 시장은 2024년부터 연평균 18.8%로 성장해 2033년에는 45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