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신용평가
보험회사들이 경영환경 악화에 따라 향후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1일 금융당국의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안’ 의결 직후 두 건의 분석 리포트를 내고 보험사가 직면한 영업환경 변화와 그에 따른 영향을 검토했다.
우선 금융당국의 지급여력비율(K-ICS비율) 권고기준 하향(150%→130%)으로 보험사의 자본관리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3월말 기준 K-ICS비율 150%에 근접하거나 하회하는 보험사는 생명보험 3개사, 손해보험 4개사로, 130%로 낮출 경우 각각 1개사(동양생명), 3개사(롯데손보·MG손보·캐롯손보)로 감소한다.
또한 130~150% K-ICS비율을 보유한 보험사들의 후순위채 조기상환 불확실성이 감소할 전망이다. 올해 중 조기상환 기일이 도래하는 보험사 자본성증권은 총 5900억원으로, 해당 증권을 발행한 모든 보험사가 3월말 기준 K-ICS비율 130%를 상회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자료=한국신용평가
다만, 금융당국이 보험사 자본의 질을 높이기 위한 ‘기본자본 K-ICS비율’ 신규 도입을 예고한 상태여서 보험업계 자본관리의 긴장감은 중장기적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보험사의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은 손실흡수성이 강한 기본자본과 손실흡수성에 제약이 따르는 보완자본으로 구성된다. 보험사는 K-ICS비율 하락 등 자본확충이 필요할 때마다 대표적인 보완자본인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대응해 왔는데, 당국은 자본의 질을 강화하기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기본자본 확충을 요구한 상태다. 아직 도입 일정이나 규제 수준, 측정 방법 등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대략 50%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기본자본비율은 생명보험 118.2%, 손해보험 83.9%로 양호한 수준이다. 다만 생명보험 4개사(KDB·푸본현대·IBK연금·iM라이프)와 손해보험 4개사(현대해상·롯데손보·하나손보·MG손보)는 50%를 하회하고 있어 보다 적극적인 자본비율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들 회사 외에도 지급여력비율과 기본자본비율 간 괴리가 큰 회사가 많아 보완자본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신평 금융2실 채영서·김예은 애널리스트는 “기존 규제 하에서 보험사는 신계약의 양적 확대를 통한 적극적인 CSM 증대, 후순위채 및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해 보완자본 중심으로 자본을 확보했다”며 “하지만 기본자본 K-ICS 비율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수익성 개선을 통한 이익잉여금 누적, 유상증자 등의 실질적인 자본확충이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금융지주 자회사 등 지원 여력이 충분한 모회사가 존재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유상증자는 실질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수익성 개선을 통한 이익잉여금 증대 역시 단기간에 기대하기 힘든 선택지다.
보고서에선 ‘스텝-업’ 조항이 없는 조건부자본증권 발행이 기본자본 확충의 대안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애널리스트들은 “가용자본 확충과 함께 적극적인 요구자본 축소 노력 또한 동반되어야 한다”며 “단기간 내 기본자본 확대가 어려운 만큼 공동재보험 활용을 통한 위험액 축소, ALM 강화를 통한 금리위험액 및 자본변동성 축소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자료=한국신용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