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전국 아파트 시장이 관망세로 전환된 가운데 세종시는 예외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종시의 상승거래 비중이 52.7%를 기록해 최근 22개월 사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평균인 43.7%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 거래 비율이다.

거래 둔화…4개월 이어진 상승 흐름 ‘제동’

19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4월)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 중 이전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된 비율은 43.7%로, 전월보다 소폭 하락하며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상승 흐름이 멈췄다. 대내외 불확실성과 금리 변수,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시장 전반에 관망 기조가 강해지며 매수 심리도 다소 둔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의 상승거래 비중이 43.7%로 전월 대비 1.7%p 감소했고, 지방은 43.6%로 전월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서울은 46.8%로 2.9%p 줄었고, 경기도(42.5%), 인천(43.6%) 등도 전반적으로 매수세가 위축되며 상승거래 비중이 정체되거나 하락세를 보였다.

서울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의 영향으로 강남 일부 고가 단지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거래가 줄며 보합세를 이어갔다.

전국 아파트 및 권역별 매매 상승 거래 비중(단위: %). (자료=직방)


■ 세종시, 정책 기대감에 실수요·투자수요 ‘유입’

이러한 시장 흐름과 달리 세종시는 상승거래 비중이 52.7%로, 전월(45.3%) 대비 7.4%p 올랐다. 이는 2023년 6월(53.2%)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4월 기준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세종시의 이 같은 흐름은 행정수도 이전 공약, 공공기관 추가 이전 기대감, 광역 교통망 등 인프라 확충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그간 가격 부담과 공급 집중으로 조정을 겪었던 세종시 아파트 시장이 바닥권이라는 인식이 퍼지며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다시 유입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4월 한 달간 세종시의 아파트 매매는 총 1197건이었다. 이 중 631건이 직전 거래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고운동(83건), 새롬동(66건), 도담동·다정동(각 63건), 종촌동(60건) 순으로 거래가 활발했다. 예를 들어 고운동 가락마을6단지 전용 59㎡는 기존 평균 거래가(3억4500만원)보다 약 10% 높은 3억8000만원에 거래됐고, 새롬동 새뜸마을7단지 전용 84㎡도 직전 평균보다 11% 높은 5억7000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 지방도 일부 지역 상승…호남권 중심

세종 외에도 광주광역시(44.8%), 전남(44.6%) 등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거래 비중이 늘었다. 이는 수도권 대비 가격 진입장벽이 낮고, 중소형 면적 중심으로 매수세가 일부 유입된 결과로 보인다. 광주 북구, 전남 일부 지역에서는 실거주 목적의 수요와 투자 수요가 동시에 작용하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 향후 시장 방향은?…정책 실현과 구조적 과제 ‘관건’

전문가들은 세종시의 상승 흐름이 국지적인 반등으로, 중장기적인 추세 변화로 보기엔 아직 이르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행정수도 이전과 공공기관 이전 정책은 아직 실현 여부가 불투명하고 세종시의 자족 기능과 교통 인프라 확충 등 구조적 과제도 여전하다. 앞서 단기적인 정책 기대감에 급등했다가 장기 조정으로 이어진 과거 사례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전국적으로는 여전히 관망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개별 지역의 정책 기대감이나 개발 호재 등에 따라 일시적인 반등이 나타나는 양상이다.

직방 관계자는 “단기적인 시세 변화를 시장 전체 흐름으로 단정하긴 어렵다”며 “정책 실효성과 지역별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신중한 시장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