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본격적인 실적 시즌에 돌입한다. 올해 들어 유례없는 랠리를 펼쳤던 증권주들은 급등에 대한 부담에 잠시 숨고르기 국면에 들어섰다. 하반기에도 증시 강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실적 관전 포인트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사진=연합뉴스)
■ 국장의 시대, 키움증권 '주목'
대형 증권사 실적 시즌의 출발을 가장 먼저 알리는 곳은 키움증권(30일)이다. 지난 1분기 시장 예상치를 가볍게 뛰어넘으며 호실적으로 출발한 키움증권은 2분기 역시 양호한 성장을 이어갔을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2분기 263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3.7% 성장한 것으로 예측된다. 예상치 기준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이어 세번째로 많은 규모다.
특히 키움증권은 브로커리지 대표 하우스로 꼽히는 만큼 2분기 실적을 통해 국내 주식시장 랠리에 따른 수혜를 어느 정도 누렸을지에 대해 확인해보는 지표가 될 전망이다.
키움증권의 지난달 신규계좌 수는 7만4000좌로 전월대비 51% 증가했다. 고객 예탁자산도 122조4000억원으로 한달새 7.3% 늘었다. 한국거래소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28조원대까지 육박하면서 키움증권 브로커리지 수수료 이익은 상당한 성장을 보였을 것으로 관측된다.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선 키움증권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강승건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거래소(KRX)와 넥스트레이드(NXT)에서의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거래대금 증가효과가 수수료 및 신용공여 확대로 연결되고 주식시장 강세로 트레이딩 손익과 연결대상 투자조합의 성과 개선이 반영될 것”이라고 봤다.
■ 임기만료 윤병운號, '1조 클럽' 재도전
다음으로 눈여겨 볼 포인트는 NH투자증권의 1조 클럽 진입 여부다. NH투자증권의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2208억원으로 예상대로라면 반기 기준 5000억원 돌파가 가능하다. 에프앤가이드 기준 연간 영업이익 예상치인 1조860억원이 현실화될 경우 2021년 이후 4년 만에 ‘1조 클럽’ 재진입에 성공할 수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브로커리지 부문에서의 성장이다. 윤병운 사장은 취임 이후 꾸준히 자산관리(WM)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며 NH투자증권의 사업 포트폴리오 균형에 집중해왔다. KB증권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2분기 대형사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위탁매매 수수료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연간 실적 개선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윤 사장으로선 의미있는 지표가 될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여느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와는 달리 그동안 전문성을 갖춘 경영인을 중심으로 한 독립적인 경영시스템을 통해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
한편 삼성증권은 대형사 가운데 유일하게 전년대비 수익이 감소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2분기 예상 당기순이익(2361억원)은 지난해보다 8.4% 줄어든 수준. 두자릿수대 성장을 보인 여타 경쟁사들에 비해 주춤한 성적표를 쥘 것으로 예상됐다.
부문별로는 자산관리(WM) 부문에선 수수료 손익 증가가 유지되며 양호한 체력을 이어갔을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증시 호황 국면에서 삼성증권의 경쟁력인 고액자산가 고객 기반의 브로커리지, WM 등 리테일 부문의 실적 성장은 안정적일 것이라는 게 시장 전망이다. 반면 IB 부문은 다소 부진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IB 수수료 손익은 25.6% 급감한 566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