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는 올해 상반기 전년보다 50% 넘게 늘며 거래가 활발해진 반면, 전세 시장은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이 급증하면서 신규 매물이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입자의 버티기가 늘며 전세 시장의 구조가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6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총 4만2584건으로, 지난해 상반기(2만7744건)보다 53%, 지난해 하반기(2만9684건)보다도 43% 늘었다. 거래량만 놓고 보면 2년 가까이 이어졌던 거래 침체에서 벗어나 실수요 회복세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 전세 거래 분석표. (자료=다방)


같은 기간 전세 거래량은 7만4725건으로, 지난해 상반기(7만5555건)와 유사한 수준이며 하반기(6만8513건)에 비해서는 9% 증가했다. 다만 전세 거래는 신규보다 갱신 중심의 거래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제로 올 상반기 신규 전세 거래는 4만3948건으로 전년 동기(5만1461건) 대비 15% 감소한 반면, 갱신 거래는 3만777건으로 전년 동기(2만4094건)보다 28% 늘었다. 전세 거래에서 갱신이 차지하는 비중도 32%에서 41%로 확대됐다.

특히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 갱신 거래는 1만7204건으로, 지난해 상반기(7396건)보다 133% 급증했다. 지난해 하반기(8340건) 대비로도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는 세입자들이 새 집으로 옮기기보다 기존 집에 계속 살기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뜻으로, 시장에 나오는 전세 매물이 줄어들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전세 시장은 점점 신규 계약보다 계약 연장이 중심이 되는 구조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다방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금리 인하 기대감 등으로 실수요가 일부 회복된 국면이었다"면서도 "6·27 대책 이후 규제지역 확대와 고강도 대출 제한이 시장을 다시 관망세로 돌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부동산 정책의 방향성과 대출규제 영향에 따라 거래 반등세가 유지될지 여부가 갈릴 수 있다"며 "특히 매매 시장은 상반기 반등을 끝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