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찬 삼양식품 대표가 지난 10일 삼양식품 밀양2공장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성준 기자)

“‘불닭’ 성장은 이제 궤도에 올랐으며, 확장 여력도 충분합니다. ‘불닭’이 앞으로 세계인이 먹는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코카콜라’와 같은 글로벌 메이저 브랜드 아성을 따라잡는 것을 목표로 삼겠습니다.”

김동찬 삼양식품 대표의 말이다. 김 대표는 11일 준공하는 삼양식품 밀양 제2공장을 '불닭' 브랜드 확장의 새로운 성장판으로 삼는다는 복안이다. 밀양2공장은 현재 미국과 유럽 등에서 급증하고 있는 '까르보불닭' 등 제품 수요에 대응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맡게 된다.

11일 삼양식품에 따르면 오리지날 ‘불닭볶음면’은 기타 아시아 국가에서 초과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까르보불닭’이 서양인 입맛을 공략하면서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 수출 물량도 확대되고 있다. 삼양식품은 현재 보유한 생산능력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여전히 제품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삼양식품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밀양2공장에서 미국, 유럽, 아시아 지역을 겨냥한 수출 물량을 주로 생산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처음 ‘불닭’을 개발할 당시에는 이 제품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핫 아이템’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것을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면서 "‘불닭 열풍’에 힘입어 2016년 3600억원이던 삼양식품 매출은 지난해엔 1조7000억원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그는 “밀양2공장은 밀양1공장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스마트 공장’에서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한 ‘미래형 공장’”이라며 “삼양식품이 최근 10년간 이룬 성장에는 밀양1공장이 엄청난 역할을 해냈고 이제 밀양2공장이 바통을 이어받아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불닭 새 성장판 밀양2공장, '스마트' 넘어 '무인 자동화' 구축

삼양식품 밀양1공장(왼쪽)과 밀양2공장 전경.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은 지난 10일 밀양2공장 준공에 앞서 언론 초청 행사를 열고 ‘불닭’ 브랜드 글로벌 성장세 및 이에 대응한 밀양2공장 생산능력과 특징 등을 소개했다. 삼양식품은 밀양2공장이 가진 차별화 요소를 크게 3가지로 설명했다. 먼저 자율주행로봇인 AMR이 도입돼 물류 연계 프로세스가 최적화 했다. 용기포장 공정과 물류 공정도 삼양식품에서 자체개발한 기술을 적용해 생산 원가를 떨어뜨릴 수 있게 준비했다. 또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를 확대 적용했다. 밀양2공장에 750KW 규모 태양광 발전 설비가 추가로 갖춰지면서 밀양공장 전체 탄소 저감량은 기존 194톤에서 약 640톤까지 늘어났다.

내부 설비도 한층 개선됐다. 삼양식품이 보유한 생산시설을 통틀어 최신 설비가 설치됐으며 작업자 개입이 필요 없는 완전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1공장에서는 성능을 고려해 가격이 비싼 일본제 설비가 다수 사용됐지만 2공장에서는 국산 설비를 확대 적용한 것도 차이점이다. 은빛으로 반짝이는 설비가 가득 들어찬 공장 내부는 여유 공간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김 대표는 “밀양2공장 계획을 수립할 당시 처음엔 생산라인을 3개로 검토했었지만, 수요 증가에 맞춰 지난해 착공 당시엔 5개까지 확대했다”면서 “이후에도 해외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생산라인을 한계까지 설치하는 것으로 변경해 최종적으로 6개 생산라인을 갖추게 됐다”고 귀띔했다.

1공장과 2공장을 통합 관리하는 중앙통제실(CCR)은 ‘스마트 공장’에 걸맞게 각종 모니터 화면으로 채워져 있었다. 한쪽 면을 통째로 채운 커다란 화면에서는 원료 투입량부터 생산 현황, 재고 수량까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제조 실행 시스템(MES)를 통해서는 계획 및 실적, 가동 상태, 고장 발생 여부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창고 제어 시스템(WCS)를 통해서는 스태커 크레인과 RGB 동작 상태, 현재 적재된 제품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다.

김일출 삼양식품 밀양2공장 TF총괄 제조혁신본부장은 “밀양2공장의 가장 큰 특징은 완전 무인 자동화 공정으로, 사람이 직접 개입하지 않아도 제면부터 유탕, 냉각, 포장, 창고 적재까지 전 공정이 자동화 로봇과 시스템으로 운영된다”면서 “특히 1공장에서 생산된 스프는 자율주행로봇(AMR)을 통해 2공장으로 자동으로 이송되며, 사람 개입 없이 공정에 바로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 밀양공장 제품 제조 공정.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증숙, 내포장, 외포장, 팔레타이징. (사진=삼양식품)

밀양2공장 6개 라인 중 3개 라인은 봉지면으로, 3개 라인은 용기면으로 각각 운영될 예정이다. 올 하반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면 연간 최대 8억3000만식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다. 중국 수출 물량을 담당하는 1공장과 달리 미국, 유럽, 기타 아시아 국가들을 타깃으로 삼은 만큼 오리지날 ‘불닭볶음면’ 제품과 ‘까르보불닭’ 두 종류 제품 생산에 집중한다. 1공장과 2공장을 합친 생산능력은 연간 약 15억6000만식으로 삼양식품 전체 수출 물량의 절반 정도를 담당하게 된다.

삼양식품은 밀양공장 생산량이 늘어나는 만큼 물류 비용 절감을 위한 대책도 준비하고 있다. 밀양공장 물동량은 향후 일평균 약 50개 컨테이너, 한달 기준 1400여개 컨테이너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동량이 큰 만큼 물류 담당 계열사인 삼양 로지스틱스를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현재 수출 물량을 전량 국내에서 생산하는 만큼, 해외 항만 상황이나 해상 운송로 문제 등 물류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권역별 법인과 공조해 물동량을 효율화한다는 방침이다.

김동찬 삼양식품 대표는 “삼양식품은 그동안 가급적 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현재 변화되는 상황 속에서 아직 확정된 부분은 없다. 중국 공장 외에는 계속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올해도 지난해보다 더 높은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생산능력 부족에 대한 부분은 지속적인 확장과 생산 효율 개선 활동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