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박상진 네이버페이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송치형 두나무 회장, 오경석 두나무 대표이사. (사진=네이버)

네이버와 두나무가 시가총액 4조를 넘는 '핀테크 공룡'으로 거듭난다. 양사는 각자의 강점인 AI(인공지능),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금융 플랫폼을 준비한다. 이를 위해 5년간 10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구조적 개편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27일 네이버와 두나무는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1784 사옥에서 글로벌 비전을 설명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해진 네이버 의장, 송치형 두나무 회장과 김형년 부회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오경석 두나무 대표,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등 3사 최고 경영진이 참석했다.

앞서 네이버와 두나무는 지난 27일 각 이사회를 통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두나무를 네이버 계열로 편입하는 '기업융합'에 대해 의결했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이사. (사진=네이버)

■ AI·웹3 융합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블록체인이 금융시장 이끌것"

최수연 대표는 키노트에서 "블록체인 대중화 흐름과 에이전틱 AI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이 맞물린 현재의 기술적 모멘텀은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이 기회에 글로벌에서 새 혁신을 도모하자는 것에 네이버와 두나무가 뜻을 함께했다"며 이번 융합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해진 네이버 의사회 의장 또한 "네이버의 AI 역량은 웹3와 시너지를 발휘해야만 차세대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며 "글로벌 디지털 금융산업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는 빠른 의사결정 체계가 필요하고, 아직 글로벌 기업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해야 그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3사(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가 힘을 합쳐 AI와 블록체인이 결합한 차세대 금융 인프라를 설계하고, 지급결제를 넘어 금융 전반, 나아가 생활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글로벌 플랫폼 질서를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두나무의 ▲블록체인·웹3·글로벌 탑티어 디지털 자산 거래량, 페이의 ▲결제와 금융서비스와 함께, 네이버의 ▲AI·검색 인프라·대규모 콘텐츠와 커머스 서비스 역량 결집해 새로운 시너지를 낸다는 구상이다.

양사는 이제 글로벌 시장을 향해 눈을 돌린다. 이 과정에서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이자 대표 검색·AI 기술기업인 네이버, 3400만 명이 넘는 사용자 및 연간 80조 원이 넘는 최대 결제 규모를 확보한 네이버파이낸셜, 국내 글로벌 탑티어 디지털 자산 거래량을 보유한 업비트의 운영사이자 국내 최고의 블록체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두나무가 각자의 역량을 발휘한다.

최 대표는 "이번 딜이 완료되면 양사가 글로벌 진출을 우선에 두고 함께 일하는 문화를 구축하고, 사용자-데이터-기술-서비스-자본력이라는 full line up을 구축해 글로벌 웹3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기술의 결합으로 전 세계 디지털자산·핀테크 시장이 변화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해외 선도 기업인 코인베이스, 서클 등이 아직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만큼, 이 시점이야말로 양사가 시너지를 낸다면 확고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송 회장은 "이제 AI는 생성형 AI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틱 AI의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블록체인은 AI와 결합하기에 최적화된 기술"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유튜브가 방송사들의 콘텐츠 주도권을 상당 부분 가져갔듯이, 블록체인 기술 또한 향후 미래 금융 시장을 이끌 가능성을 겸비했다는 설명이다. 송 회장은 "글로벌 핀테크 시장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변화는 지급 결제를 시작으로 자산 관리, 자본 시장 전 영역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 (사진=네이버)

■ 5년간 10조원 투자…"새 금융 기술 만들겠다"

양사는 역량 강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도 약속했다. 향후 5년간 최소 10조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할 예정으로, 각각 ▲기술 인재 양성 ▲보안 인프라 투자 ▲기술 스타트업 투자에 나선다. 이를 통해 국내 생태계 활성화를 도모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K-핀테크의 저력을 증명한다는 목표다.

융합 이후 생태계 활성화 등 업계를 선도할 청사진도 공유했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강력한 기술력을 겸비한 플레이어들이 등장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기반 생태계 조성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최 대표는 "단순히 역량을 합치는 것을 넘어, AI와 온체인 기술을 결합해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금융 인프라, 플랫을 선보이겠다"며 "이러한 기반 위에서 커머스 콘텐츠, 금융 등 모든 체인을 결합하는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만들고, 새 산업과 시장을 이끌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관련 규제에는 정부의 기조에 맞춰 대응한다. 최 대표는 "이번 딜은 아직 금융감독원과 공정거래위원회 승인 등 여러 절차가 남아 있어 앞으로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면서 많은 규제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러한 규제가 단기적으로 기업의 성장을 완화시킬 것으로 보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안전한 생태계를 만드는 밑거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또한 "향후 금융 당국과 긴밀하게 소통해 시장 규모나 글로벌 전략 사업 상황을 설명하며 소통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디지털 자산 기본법 등이 재개정 될 수 있는데, 이는 정부 가이드라인을 따르면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