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혁수 LG이노텍 대표가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서 열린 인재 채용 행사인 이노 커넥트(Inno Connect)에서 회사 사업 분야와 경영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LG이노텍)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 구성 종목에서 LG이노텍과 SKC가 제외됐다. 꾸준히 편출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양 사의 실적 부진이 결정타가 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편출은 편입보다 주가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향후 반등 동력 확보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MSCI는 지난 8일(현지시간) 발표한 8월 분기 리뷰를 통해 LG이노텍과 SKC를 한국 지수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MSCI 지수는 글로벌 패시브 자금이 추종하는 대표 벤치마크다. 종목이 편입되면 지수를 따라 움직이는 펀드 자금이 자동 유입되며 수급에 호재로 작용한다.
특히 편출은 편입보다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편입 시에는 선반영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녹아 있는 경우가 많지만, 편출은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기관들이 매물을 던지면서 실제 수급 충격으로 이어지는 탓이다.
지난해 5월 베트남 하이퐁 경제특구에서 열린 SK리비오 생분해 소재 생산공장 착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박원철 SKC 사장(사진=SKC)
■ LG이노텍, 영업이익 반토막…SKC 11분기 연속 적자
LG이노텍은 애플이라는 단일 고객 의존도가 70% 이상인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49% 감소(971억원)했다. 아이폰 신제품 효과가 예년보다 미미한 데다 XR 기기 등 신사업 확대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SKC는 11분기 연속 적자를 시현하고 있다.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4673억원에 영업손실 702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은 이차전지소재(SK넥실리스)의 손실 확대다. 화학 부문도 실적 개선에 실패했다. 수요 부진 속에서 매출은 2753억원, 영업손실은 16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 204% 증가한 수치다.
다만 MSCI 지수 변경이 단기적 수급 쇼크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미 편출 가능성이 시장에 광범위하게 인식돼 있었던 만큼 주가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두 종목 모두 글로벌 투자자 비중이 크지 않고, 추종 ETF 자금의 비중도 낮아 충격은 제한적일 수 있다.
■ 체질 개선 없인 ‘지수 복귀’ 요원
두 회사 모두 지수 재편입 가능성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LG이노텍은 애플 수요 회복이 전제되어야 하며, SKC는 동박 중심의 소재 사업이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 단기 실적 개선이나 정책 모멘텀만으로는 MSCI의 정량 요건을 만족시키기 어렵다.
시장 관계자는 “MSCI 편출은 상징적 타격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며 “지수 내 위치는 결국 기업 펀더멘털과 시장의 신뢰를 반영하는 지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