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LG유플러스)

뼈아픈 과거 딛고 체질 개선

최근 SK텔레콤과 KT가 연이어 보안 사고와 관련된 잡음을 겪는 가운데 LG유플러스가 보안 이슈에서 자유로운 모습을 보이며 가입자와 실적, 주가 모두 상승세를 타고 있다.

LG유플러스의 변신은 뼈아픈 경험에서 비롯됐다. 3년 전 발생한 고객정보 유출 사건 이후 당시 대표가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섰고, 회사는 곧바로 수천억 원 규모의 보안 시스템 투자와 인력 확충에 돌입했다. 네트워크·클라우드·고객정보 관리 전반에 대한 정밀 진단과 체질 개선도 단행했다.

2024년 LG유플러스의 보안 투자액은 828억원으로 SK텔레콤(933억원)보다 적지만, 가입자 수 대비 투자 강도는 오히려 앞섰다. 지난해에는 CEO 직속 정보보안센터를 신설하며 ‘보안퍼스트(First Security)’ 전략을 선언했다. 2027년까지 AI 기반 제로트러스트 체계를 완성하겠다는 비전도 내걸었다.

■ 보안 투자, 가입자 대비 가장 공격적

LG유플러스의 ‘보안 투자’는 가입자 증가로 직결됐다. 올 들어 무선 가입자 순증 규모는 경쟁사를 앞서며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고 2분기 영업이익도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주가 역시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LG유플러스의 시장 점유율은 2015년 20.2%에서 올해 상반기 27.4%까지 확대됐다. 무선·IPTV 가입자 증가와 단통법 폐지 이후의 안정적 마케팅 지출 덕분에 영업이익은 2019년 6862억원에서 2024년 8631억원으로 늘었다.

무선과 IPTV 가입자 확대에 힘입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019년 6862억 원에서 2024년 8631억 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17.9% 늘어난 5599억 원을 기록했다. 5G 네트워크 투자 부담이 줄면서 순차입금 역시 안정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 신용평가도 ‘긍정적’…수익성·재무건전성 개선

시장도 호평을 보냈다. 한국신용평가는 LG유플러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상향했다. 사업 경쟁력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을 반영한 조치다.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위기를 기회로 만든 대표적 사례”라며 “보안 투자가 단순한 리스크 관리 차원을 넘어 기업 신뢰와 수익성 강화로 이어진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보안 업계 전반은 여전히 ‘사고 후 보강’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도 있다. 대기업들은 보안 업무를 협력사에 하청 주는 경우가 많고, 협력사는 정해진 예산 탓에 원청 눈치를 보며 선진화된 보안 시스템 도입에 소극적이다.

LG유플러스도 협력사 시큐어키가 한국인터넷진흥원에 해킹 침해 사실을 신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이버 침해 정황이 확인됐을 뿐 이를 통한 본사 시스템 침입이나 개인정보 유출 흔적은 없다는 것이 LG유플러스의 입장이다.

보안 리스크 관리가 단순한 비용 지출이 아닌 가입자 신뢰와 기업가치를 좌우하는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른 만큼 LG유플러스의 선제적 대응은 앞으로도 통신업계 전반의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