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 연구개발(R&D)자회사들이 차세대 항암제를 미래 먹거리로 지목하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약사들은 소규모에 기술집약적인 형태의 자회사를 출범해 개발 효율성을 높이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차세대 항암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제일약품의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차세대 항암제 네수파립을 개발 하고 있다. 네수파립은 암세포 생성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파프와 탄키라제를 동시에 억제하는 기전을 갖춘 차세대 항암신약으로 췌장암을 비롯해 난소암, 자궁내막암 등 다양한 질환에서 임상을 진행중이다. 최근 온코닉테라퓨틱스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소 진행성/전이성 췌장암 대상 임상 2상 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 받았다.

이번 임상 2상은 1b상에서 확인된 안전성, 내약성 및 항종양 효과를 기반으로 네수파립과 표준치료요법 병용투여로 1차 치료제로서의 항종양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따라 온코닉테라퓨틱스는 환자 모집 및 투약 준비에 착수하여, 전세계적으로 미충족 의료수요가 큰 국소 진행성/전이성 췌장암에 대한 차세대 치료옵션으로서의 과학적 근거를 빠르게 확보해 항암신약으로서의 가치를 입증할 계획이다.

병용요법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네수파립은 현재 자궁내막암 환자를 대상으로 MSD의 키트루다와 병용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셀트리온의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 병용요법에 대한 국내 임상 2상 시험계획(IND)도 지난 1일 국내 식약처에 신청했다. 이번 임상 2상을 통해 네수파립과 셀트리온의 베그젤마와의 병용 투여 신규 재유지요법의 안전성, 내약성, 항종양 효과를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유한양행의 면역항암제 개발 전문 자회사 이뮨온시아는 최근 테라젠바이오와 차세대 면역항암제 공동개발을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이뮨온시아가 보유한 PD-L1 항체 기반 면역항암제 IMC-001과 테라젠바이오의 환자 맞춤형 항암 백신 플랫폼 TB101을 결합해 항암 치료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뮨온시아가 개발중인 IMC-001(PD-L1 항체)는 종양 미세환경(TME)내 면역회피를 억제하는 기전으로 현재 임상 2상 단계에 있다.

여기에 테라젠바이오가 개발 중인 면역무시현상을 극복하는 기전의 환자맞춤형 신항원 타겟의 항암 백신 TB101을 병용할 경우 더욱 강력하고 효율적인 면역항암 반응을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서로 상보적인 작용 기전을 가진 두 치료제의 병용 요법은 기존 면역항암제에 내성이 있거나 췌장암 등 면역항암제 적용대상이 아닌 암종에 대해서도 강력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뮨온시아는 현재 IMC-001(임상 2상), CD47 표적 항체 IMC-002(임상 1상) 등을 포함한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IMC-001에 대해 연내 식약처 희귀의약품 지정 신청을 계획하고 있다.

일동제약그룹의 항암 신약개발 계열사 아이디언스는 자사의 표적항암제 신약후보물질 베나다파립과 관련해 EAEU(유라시아경제연합) 및 GCC(걸프협력이사회) 지역 파트너사와 각각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베나다파립은 아이디언스의 표적항암제 신약 후보물질로 파프 저해제 계열 약물이며 경구용 표적 치료 항암제로 개발되고 있다. 아이디언스에 따르면 베나다파립 상용화 시 아이디언스가 파트너사에 베나다파립 완제 의약품을 공급하고, 각 파트너사들이 현지에서 해당 품목에 대한 허가·등록 추진, 마케팅 및 판매 등을 담당하는 계약 구조이다.

계약 상대방은 러시아 제약·유통 업체인 란셋과 아랍에미리트의 쿼드리 파마슈티컬이며 계약 규모는 선급금과 마일스톤 등을 포함해 총 5000만 달러(한화 약 700억원) 선이다. 베나다파립이 신약으로 출시될 경우 현지 공급 대금 및 매출에 따른 로열티 수령 조건과 글로벌 임상3상에 EAEU 지역 환자군 참여 시 파트너사로부터 개발 비용을 지원 받는 등에 관한 사항은 별도로 설정돼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항암 신약은 글로벌 빅파마들에게는 가장 큰 관심분야로 국내 제약사들이 개발에 뛰어든 것은 비교적 최근”이라며 “하지만 항암제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국내 기업의 R&D 인프라 성장으로 국산 차세대 항암신약에 대한 기대 역시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