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국내 제약사들이 잇달아 신약 연구개발(R&D) 전문 자회사를 설립하고 있다. 신약개발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극대화 하는 동시에 재정적 리스크를 분산 시키는 전략으로 기술이전과 상장 등 실질적 성과가 이어지며 새로운 성장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최근 신약개발 전문회사 아첼라를 자회사로 신설했다. 아첼라는 개발에만 집중하는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형태의 전문회사로 신규 파이프라인 발굴과 임상 진행, 기술수출 및 상용화 등 신약개발 업무를 추진하게 된다. 이 회사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미래 성장동력이 될 혁신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CETP 저해제 ‘CKD-508’, GLP-1 작용제 ‘CKD-514’,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6(HDAC6)저해제‘CKD-513’ 등 세 개의 파이프라인에 핵심 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초대 대표로는 종근당 연구소 출신 이주희 박사가 선임됐다.
앞서 일동제약은 지난 2019년과 2023년 각각 ‘아이디언스’와 ‘유노비아’를 출범시켰다. 아이디언스는 일동제약으로부터 항암 신약 후보물질 ‘베나다파립’의 권리를 넘겨받아 개발 중이다.유노비아는 현재 비만·당뇨 등을 겨냥한 대사성 질환 신약 후보물질 ‘ID110521156’을 개발 중으로 최근 이 후보물질의 임상 1상 톱 라인 데이터를 공개했다.
대웅제약은 2020년 신약 전문 자회사 아이엔테라퓨틱스를 설립했다. 이온 채널 신약 개발 플랫폼을 비롯해 비마약성 진통제, 난청 치료제,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동아에스티와 안국약품도 각각 신약 개발 전문 기업 큐오라클과 빅스바이오를 설립한 바 있다.
제일약품의 신약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가장 큰 성공사례로 꼽힌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2020년 설립된 제일약품의 R&D 자회사로 제일약품으로부터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자큐보’의 권리를 넘겨받아 연구개발을 진행했다. 이후 지난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터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자큐보’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자큐보는 지난해 148억원, 올해 상반기 186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국내 P-CAP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으며 온코닉테라틱스는 지난해 12월 코스닥 시장 상장에도 성공했다.
유한양행은 2016년 이뮨온시아와 2017년 애드파마를 각각 설립했다. 이뮨온시아는 면역항암 전문기업으로 현재 T세포와 대식세포를 타깃으로 하는 면역관문억제제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을 통해 글로벌 임상 확대를 추진중이다. 애드파마는 개량신약 및 복합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부광약품은 덴마크에 있는 신약개발 자회사 콘테라파마를 통해 파킨슨병 아침무동증 치료제 CP-012을 비롯해 희귀질환 치료제 CP-101, CP-301 등을 개발중이다. CP-012는 영국에서 임상 1b상을 진행하고 있다. 부광약품은 주력 파이프라인을 CP-012로 정한 만큼 임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를 통해 R&D역량은 강화하고 부담은 줄이는 전략이 시간이 지날수록 맞아떨어지고 있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한 신약개발 전략으로 인해 앞으로 더욱 많은 신약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