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학 아워홈 회장이 12일 별세했다. (사진=연합뉴스)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셋째 아들이자 아워홈을 설립한 구자학 회장이 12일 별세했다. 구 회장은 럭키 대표이사, 금성사 사장, 럭키금성그룹 부회장, LG 반도체 회장, LG 엔지니어링 회장, LG건설 회장 등을 역임하며 LG그룹에서 전문경영인으로 활약했다. 럭키 대표이사 시절인 1981년 페리오 치약을 개발하며 ‘국민치약’이라는 수식어를 이끈바 있다. 1983년 국내 최초로 플라스틱 PBT를 만들어 한국 화학산업의 일대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0년 LG유통(현 GS리테일)에서 분리 독립해 아워홈을 설립한 그는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러나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과 막내 구지은 부회장의 이른 바 ‘남매의 난’이 지속되면서 아워홈 경영권이 매각되거나 구 부회장 체제로의 굳히기 등 아워홈 운명이 갈릴 전망이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대한민국 산업 1세대…아워홈 창업 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구 회장은 1930년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태어나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소령으로 예편했다. 국가 수호의 무공을 세워 충무무공훈장, 화랑무공훈장 등을 받았다. 전역한 후 1957년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셋째 딸인 이숙희 씨와 결혼했으며 1960년 한일은행 입사를 시작으로 제일제당 이사와 호텔신라 사장 등을 지냈다. 그러나 삼성이 1969년 전자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금성(현 LG)와 경쟁구조가 생기자 LG그룹 돌아가 럭키 대표이사 사장, LG반도체 회장, LG건설 회장 등을 역임했다. LG그룹에서 전문경영인으로 활약하면서 1981년 럭키의 최초 잇몸질환 예방 치약인 페리오 치약을 개발했으며, 1983년 최초로 플라스틱 PBT를 만들어 한국 화학산업의 일대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85년에는 화장품 '드봉'을 해외에 수출했으며, 1989년 금성일렉트론에서 세계 최초로 램버스 D램 반도체를 개발했다. 1995년 LG엔지니어링에서는 최초로 일본 플랜트 사업을 수주했다. 이후 지난 2000년에는 LG유통에서 FS사업부(푸드서비스 사업부)로부터 분리 독립해 아워홈을 설립했다. LG, LS 그룹과 수의계약을 맺으며 국내를 대표하는 단체급식·식자재 유통 기업으로서 성장하면서 2010년 중국 단체급식사업을 시작으로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냈다. 20여년간 활약하며 2021년 매출 1조 7408억원을 달성,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시킨 구 회장은 장남인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이 지난 2016년 6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최근까지 회장 직함은 유지해왔다. 고인은 올해 초 지병이 악화돼 서울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왔다. 최근 폐렴 증상이 위중해지면서 12일 별세했으며 장례식은 구본성 전 부회장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르려고 했으나 고인이 아워홈의 창업주이자 현직 회장임을 고려해 회사장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유족은 부인인 이숙희 여사와 장남인 구 전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 차녀 구명진과 사위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등이 있다. (사진=연합뉴스) ■ 구본성 VS 구지은 ‘남매의 난’…장녀 구미현 선회에 ‘안갯속’ 구 회장은 2000년대 초 아워홈 지분을 네 자녀에게 고루 분산해 나눠줬다. 그러나 경영권과 지분을 둘러싸고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지은 부회장의 ‘남매의 난’이 지속되면서 ‘오너리스크’로 인한 아워홈의 향방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16년 장남인 구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에 선임되며 후계 구도가 갖춰지는 듯 했지만 지난해 '보복운전' 논란 등으로 경영에서 배제되면서 ‘아워홈 후계’에 대한 안갯속 행보가 이어졌다. 당시 여동생 구미현·명진·지은이 합심해 구 부회장의 해임안을 통과시켰고 구 전 부회장은 경영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아워홈은 구 전 부회장이 지분 38.56%를, 미현·명진·지은 세 자매가 합산 지분 59.6%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구 전 부회장이 ‘지분 매각’ 카드를 꺼내 들고 구지은 부회장의 해임을 압박하고 나서면서 ‘남매의 난’은 또다시 시작됐다. 특히 이번에는 장녀 구미현 씨(자녀 지분 포함 20.06%)와 손잡고 지분 매각에 나서면서 우호적인 입지를 다진 구 전 부회장에 무게가 실리는 듯 했다.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의 지분 매각 자문을 맡은 라데팡스파트너스는 지난달 말 지분 인수에 관심이 있는 사모펀드 등 40여곳에 투자 안내문을 배포했다. 새 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하면서 아워홈을 전문 경영인에게 맡겨야 한다고 주장해 구지은 부회장의 입지를 둘러싸고 갈등이 격화됐다. 그러나 최근 장남 편에 선 것으로 알려진 구미현 씨가 임시주총을 요청하지 않았다며 돌연 태도를 바꾸고 나서 ‘아워홈 남매의 난’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구미현 씨는 아워홈 측에 "주주총회소집 허가 신청을 한 사실이 없고 추가로 선임될 이사를 지정한 적도 없다"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구미현 씨는 구본성 전 부회장의 지분과 합산해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아직 유지하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진다. 매각 자문사인 라데팡스 측에 따르면 아워홈 지분 매각 위임 계약이 철회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구미현 씨의 향방에 따라 아워홈의 경영권이 매각 운명이 걸린 가운데 아워홈 지분 인수에 관심이 있는 기업 후보군으로는 풀무원, 농심, 동원, 대상, CJ, 신세계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구 전 부회장은 지난해 6월과 7월 각각 서울가정법원에 부친과 모친에 대한 성년후견 개시 심판청구서를 제출했다. 부모가 치매약을 복용하는 등 판단 능력이 흐려져 있어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등 동생들에 의해 재산이 무단 처분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 성년후견 청구 이유다. 성년후견 청구인인 구 전 부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은 성년후견 개시에 반대하는 입장으로, 법원은 오는 25일과 내달 14일 성년후견 개시 관련 심문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창업주 구자학 회장 별세’ 아워홈…남매의 난 등 잇단 변수에 ‘흔들’

LG 창업주 셋째아들로 그룹 기술역량 주도했다는 평가
2000년 LG유통서 분리해 ‘아워홈’ 설립…2조 기업 일궈
장남 구본성 ‘매각 카드’, 장녀 지분 향방 따라 아워홈 운명

김명신 기자 승인 2022.05.12 10:43 | 최종 수정 2022.05.16 14:29 의견 0
구자학 아워홈 회장이 12일 별세했다. (사진=연합뉴스)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셋째 아들이자 아워홈을 설립한 구자학 회장이 12일 별세했다.

구 회장은 럭키 대표이사, 금성사 사장, 럭키금성그룹 부회장, LG 반도체 회장, LG 엔지니어링 회장, LG건설 회장 등을 역임하며 LG그룹에서 전문경영인으로 활약했다.

럭키 대표이사 시절인 1981년 페리오 치약을 개발하며 ‘국민치약’이라는 수식어를 이끈바 있다. 1983년 국내 최초로 플라스틱 PBT를 만들어 한국 화학산업의 일대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0년 LG유통(현 GS리테일)에서 분리 독립해 아워홈을 설립한 그는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러나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과 막내 구지은 부회장의 이른 바 ‘남매의 난’이 지속되면서 아워홈 경영권이 매각되거나 구 부회장 체제로의 굳히기 등 아워홈 운명이 갈릴 전망이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대한민국 산업 1세대…아워홈 창업 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구 회장은 1930년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태어나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소령으로 예편했다. 국가 수호의 무공을 세워 충무무공훈장, 화랑무공훈장 등을 받았다.

전역한 후 1957년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셋째 딸인 이숙희 씨와 결혼했으며 1960년 한일은행 입사를 시작으로 제일제당 이사와 호텔신라 사장 등을 지냈다. 그러나 삼성이 1969년 전자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금성(현 LG)와 경쟁구조가 생기자 LG그룹 돌아가 럭키 대표이사 사장, LG반도체 회장, LG건설 회장 등을 역임했다.

LG그룹에서 전문경영인으로 활약하면서 1981년 럭키의 최초 잇몸질환 예방 치약인 페리오 치약을 개발했으며, 1983년 최초로 플라스틱 PBT를 만들어 한국 화학산업의 일대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85년에는 화장품 '드봉'을 해외에 수출했으며, 1989년 금성일렉트론에서 세계 최초로 램버스 D램 반도체를 개발했다. 1995년 LG엔지니어링에서는 최초로 일본 플랜트 사업을 수주했다.

이후 지난 2000년에는 LG유통에서 FS사업부(푸드서비스 사업부)로부터 분리 독립해 아워홈을 설립했다. LG, LS 그룹과 수의계약을 맺으며 국내를 대표하는 단체급식·식자재 유통 기업으로서 성장하면서 2010년 중국 단체급식사업을 시작으로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냈다.

20여년간 활약하며 2021년 매출 1조 7408억원을 달성,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시킨 구 회장은 장남인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이 지난 2016년 6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최근까지 회장 직함은 유지해왔다.

고인은 올해 초 지병이 악화돼 서울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왔다. 최근 폐렴 증상이 위중해지면서 12일 별세했으며 장례식은 구본성 전 부회장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르려고 했으나 고인이 아워홈의 창업주이자 현직 회장임을 고려해 회사장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유족은 부인인 이숙희 여사와 장남인 구 전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 차녀 구명진과 사위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등이 있다.

(사진=연합뉴스)


■ 구본성 VS 구지은 ‘남매의 난’…장녀 구미현 선회에 ‘안갯속’

구 회장은 2000년대 초 아워홈 지분을 네 자녀에게 고루 분산해 나눠줬다. 그러나 경영권과 지분을 둘러싸고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지은 부회장의 ‘남매의 난’이 지속되면서 ‘오너리스크’로 인한 아워홈의 향방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16년 장남인 구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에 선임되며 후계 구도가 갖춰지는 듯 했지만 지난해 '보복운전' 논란 등으로 경영에서 배제되면서 ‘아워홈 후계’에 대한 안갯속 행보가 이어졌다. 당시 여동생 구미현·명진·지은이 합심해 구 부회장의 해임안을 통과시켰고 구 전 부회장은 경영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아워홈은 구 전 부회장이 지분 38.56%를, 미현·명진·지은 세 자매가 합산 지분 59.6%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구 전 부회장이 ‘지분 매각’ 카드를 꺼내 들고 구지은 부회장의 해임을 압박하고 나서면서 ‘남매의 난’은 또다시 시작됐다. 특히 이번에는 장녀 구미현 씨(자녀 지분 포함 20.06%)와 손잡고 지분 매각에 나서면서 우호적인 입지를 다진 구 전 부회장에 무게가 실리는 듯 했다.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의 지분 매각 자문을 맡은 라데팡스파트너스는 지난달 말 지분 인수에 관심이 있는 사모펀드 등 40여곳에 투자 안내문을 배포했다. 새 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하면서 아워홈을 전문 경영인에게 맡겨야 한다고 주장해 구지은 부회장의 입지를 둘러싸고 갈등이 격화됐다.

그러나 최근 장남 편에 선 것으로 알려진 구미현 씨가 임시주총을 요청하지 않았다며 돌연 태도를 바꾸고 나서 ‘아워홈 남매의 난’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구미현 씨는 아워홈 측에 "주주총회소집 허가 신청을 한 사실이 없고 추가로 선임될 이사를 지정한 적도 없다"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구미현 씨는 구본성 전 부회장의 지분과 합산해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아직 유지하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진다. 매각 자문사인 라데팡스 측에 따르면 아워홈 지분 매각 위임 계약이 철회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구미현 씨의 향방에 따라 아워홈의 경영권이 매각 운명이 걸린 가운데 아워홈 지분 인수에 관심이 있는 기업 후보군으로는 풀무원, 농심, 동원, 대상, CJ, 신세계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구 전 부회장은 지난해 6월과 7월 각각 서울가정법원에 부친과 모친에 대한 성년후견 개시 심판청구서를 제출했다. 부모가 치매약을 복용하는 등 판단 능력이 흐려져 있어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등 동생들에 의해 재산이 무단 처분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 성년후견 청구 이유다.

성년후견 청구인인 구 전 부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은 성년후견 개시에 반대하는 입장으로, 법원은 오는 25일과 내달 14일 성년후견 개시 관련 심문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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