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권거래소 건물에 쿠팡의 로고와 함께 태극기가 게양된 모습(자료=쿠팡)
연내 상장이 유력한 티몬과 마켓컬리의 출혈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들은 적자를 감수하며 몸집 키우기에 집중한 가운데 위메프는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신규 상품을 늘리고 플랫폼 기술 고도화에 투자하는 등 질적 성장에 무게를 둔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상장을 앞두고 있는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의 전략이 둘로 나뉘고 있다.
티몬과 마켓컬리는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외형을 부풀려 뉴욕 증시에서 성장성을 인정받겠다는 전략을 택했다. 위메프는 상장 시기가 늦춰지더라도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쿠팡과 위메프, 티몬은 지난 2010년 동시에 출범했다. 출범 후 3년까지는 큰 격차 없이 나란히 가던 3사 중 쿠팡이 먼저 날개를 달았다. 쿠팡은 지난 2014년 직매입 모델 로켓배송을 실시하면서 이용자를 크게 늘렸다.
쿠팡은 국내에서 대체할 업체가 없을 정도로 독보적 성장에 성공했지만 적자는 면치 못했다. 이 때문에 쿠팡은 국내에서는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어려웠다. 이에 쿠팡은 미래 성장성을 더 높게 평가하는 미국으로 향했다. 현재 뉴욕 증시에 안착해 최대 100조원 가치를 인정 받고 있다.
티몬과 마켓컬리 등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도 쿠팡을 롤모델로 삼는 모습이다.
티몬은 국내 최초로 마이너스 수수료 정책을 도입했다. 판매자가 1만원짜리 물건을 팔면 티몬에서 1만100원을 정산해 주는 것이다. 판매자가 물건을 팔수록 티몬은 손해를 보는 구조다. 이 같은 적자 구조를 택한 것은 우수 협력사를 유치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이들은 동시에 새 고객에게 최대 30% 할인 쿠폰을 주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전형적인 몸집 불리기를 위한 마케팅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쿠팡처럼 성장 가능성을 어필해 뉴욕 증시에 상장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연내 상장을 공식화한 마켓컬리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친구에게 마켓컬리 앱을 소개해 가입한 후 해당 ID로 첫 구매 완료 시 5000원의 적립금을 주는 친구초대 이벤트를 상시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마켓컬리는 단골고객 유치를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기존 고객 중 마지막 구매 후 구매가 뜸한 고객에게 무료배송 쿠폰이나 할인쿠폰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통상 식료품의 경우 1회 구매 액수가 크지 않다. 마켓컬리도 우선 적자를 감수하면서 외형 성장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위메프는 다르다. 지난해 7월부터 대표 부재로 위기설에 휩싸였지만 지난 2월 새 대표를 선임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위메프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7% 줄었다. 다만 아직까지 월간 이용자수는 462만명으로 타 업체들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다. 특히 대폭 줄어든 매출에 비해 적자폭은 개선되고 있어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위메프는 지난해 전년 대비 영업손실을 29% 줄였다.
위메프는 당장 상장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2월 위메프 하송 신임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철저하게 유저 관점에서 경쟁력 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기술 고도화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사용자가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는 플랫폼 고도화에 우선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