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4일 변경상장을 실시하며 ‘순수 위탁개발생산(CDMO)기업으로 거듭난다. 이에 따라 그간 일부 고객사가 제기해 온 이해상충 우려를 해소하게 되면서 글로벌 탑티어 CDMO로의 도약을 향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인적분할로 거래 정지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이 오늘(24일) 변경 상장과 함께 거래가 재개된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5월 투자·자회사 관리 부문을 분할해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신설하는 인적분할을 발표한 이후 모든 절차를 최종 완료했다. 지난 8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9월 분할 효력이 발생했으며 지난달 임시주주총회 의결 등을 차질없이 진행해 지난 3일 분할보고 총회를 마지막으로 모든 절차를 마쳤다.

이번 인적분할의 핵심배경은 고객사의 이해충돌 우려 해소다. 그동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빅파마의 신약을 위탁 제조하는 CDMO 사업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통해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사업을 병행해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철저한 방화벽을 운영하는 등 엄격히 사업을 분리해 영위해왔음에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고객사와 경쟁하는 데 따른 우려를 받아왔다.

이번 분할을 통해 해당 우려를 완전히 극복하는 한편 CDMO와 바이오시밀러라는 서로 다른 두 사업에 동시 투자해야 했던 투자자들의 고민 또한 해소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러한 사업 재정비로 수주 활동 역시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공시기준 누적 수주 금액은 5조5193억원으로 늘어났다. 10개월 만에 전년도 연간 수주 금액(5조4035억원)을 넘어선 수치다. 수주 확대 대응을 위해서는 생산설비 확충이 필수적이다.

5공장 완공으로 총 78만4000리터의 세계 최대 생산능력을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32년까지 8공장을 완공해 총 132만 4000리터 생산능력을 확보해 글로벌 바이오 허브 입지를 공고히 할 예정이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6공장 완공시기를 2027년으로 언급한 바 있다. 6공장 증설을 위한 인허가는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이사회 결의만 거치면 즉시 착공이 가능한 상태로 알려졌다. 6공장 역시 18만 리터 규모의 5공장과 동일한 규모와 형태로 지어질 예정이다.

회사 측은 앞으로 '생산 능력·포트폴리오·글로벌 거점'의 3대축 성장 전략을 토대로 한 CDMO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항체·약물접합체(ADC), 오가노이드 등 모달리티 다각화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또한 현재 글로벌 톱20 빅파마 중 17곳을 고객사로 확보한 데 이어 일본 등 아시아 시장 공략을 통한 글로벌 톱40 고객사 확대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분할이 그동안 사업 구조 특성상 온전히 반영되지 못했던 잠재 가치가 시장에서 재평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내년 4공장 풀가동과 함께 고환율 효과가 이어지면서 연간 40%대 영업이익률을 달성할 것”이라며 “6공장 착공 소식과 지속적인 대규모 수주 유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관세 압박 분위기가 완화되고 있으므로 하반기에 5000억 이상의 추가 수주로 전년 대비 더 많은 수주 증감액을 달성할 것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며 “따라서 분할 후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꾸준한 성장을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