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시설 현재 전경. 대우건설은 1분기 해당 시설 긴급 보수공사 계약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사진=대우건설)
건설업계가 해외사업 수주 확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고전하고 있다. 정부도 수주 활로 개척을 지원하고 있어도 불구하고 당장의 성과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해외건설 수주 목표 달성에 장밋빛 전망만을 내놓을 수는 없다는 거다.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24일 기준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85억2815만 달러다. 전년 동기 대비 17% 가량 감소한 수치다.
건설업계의 전체적인 해외 수주 건수는 24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건이 늘고 진출국가도 75개국에서 78개국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대형 프로젝트 수주 확보에는 실패해 금액이 줄었다. 현대건설의 수주 가능성으로 기대를 모은 카타르 노스필드 패키지4가 프랑스 업체 테크닙의 몫으로 돌아간 게 대표적이다.
업체별로는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각각 23억3709만달러, 13억9662만 달러의 해외 수주액을 기록 중이나 현대엔지니어링은 단 한 건의 수주도 기록하지 못하는 등 편차가 나타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1분기 UAE 하일앤가샤 가스전 육상패키지 초기업무를 수주했으나 계약이 해지되기도 했다.
백광재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3월 이후 국제유가는 하락하고 있고, 같은 기간 국내 건설업체들의 전반적인 해외수주는 늘어난 바가 없다"며 "현지화에 성공한 일부 업체들만 양질의 해외 수주 증가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연내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프로젝트 수주가 기대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상반기 내 삼성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 등 주요 건설사에서 수주가 더해진다면 100억 달러 돌파는 가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아미랄프로젝트 패키지1과 패키지4 수주가 예상되며 네옴시티 관련 추가프로젝트 수주도 앞뒀다.
■ 해외수주 확대 위한 정부 차원 다각적 지원 필요
정부는 해외건설 수주액으로 350억불이라는 목표를 제시했으나 달성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중동 산유국의 발주환경 개선과 코로나19 앤데믹에도 불구하고 시장 정상화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IHS 마킷은 지난 3월 글로벌 경기 침체 상황에 인플레이션 압력,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성장 저해 요인을 꼽으면서 글로벌 건설 시장 상황 개선의 장밋빛 전망만을 내놓지는 않았다.
정부에서는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 지원을 위해 다양한 국가와 관계 강화에 나서고 있다. 전쟁으로 인프라 재건이 필요한 우크라이나와 수도 이전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해외건설 수주 텃밭으로 꼽히는 중동 등이 대표적이다.
수주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금융과 외교를 비롯해 총체적이고 다각적인 방면에서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 12일 '건설동향브리핑 906호'를 발표하면서 인도네시아 진출과 관련해 "현지 기업과 달리 외국기업은 사업 영위 간 다수의 까다로운 관련 규정 적용과 규제 강도는 매우 높은 상황으로 진출 시 이에 관한 파악과 대응 방안 모색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건설사업 수행 시 적용되는 다양한 법률 및 규정이 현지어로만 제공됨에 따라 정부와 유관단체 차원의 관련 조사 및 정보제공 방안 구축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수주액도 중요하지만 저가 수주에 따른 과거 리스크 사례 등을 고려했을 때 수익성 위주의 선별적 수주가 중요하고 실제로도 각 건설사도 초점을 수익성에 맞춰 움직이는 것으로 안다"며 "해외 주요 국가의 발주 물량이 얼만큼 늘어나는지도 관건으로 발주 물량이 크게 늘지 않는다면 수주 경쟁만 더 치열해지고 정부의 지원 확대가 절실해지는 시점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