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달러인덱스가 큰 폭으로 약세를 보이는 시기에 글로벌 자산시장 격변이 시작됐다는 흥미로운 분석이 나왔다.

KB증권은 3일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자산시장에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이 같이 주장했다.

이날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달러인덱스가 큰 폭으로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상반기 중 지금보다 더 약세였던 시기는 1973년뿐이며, 1986년과 2002년은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주목할 점은 이 세 시기 모두 글로벌 자산시장 격변의 시작점이었다는 것.

우선 1960년대 미국 경제는 절대적이었다. 2차 세계대전으로 유럽과 일본은 생산 능력이 제로에 가까웠고, 중국과 소련은 문을 걸어잠군 상태다. 자동차, 가전 등은 모두 미국 기업들이었고, 자금도 미국으로만 쏠렸다.

1990년대 미국 경제 역시 절대적이었다. 유럽은 소련·동유럽 붕괴, 아시아는 외환위기로 깊은 침체에 빠졌다. 또한 인터넷 혁명을 이끈 기업은 오직 미국 기업들이었고, 자금도 미국으로만 쏠렸다.

2010년대 역시 미국 경제는 절대적이었다. 유럽은 유로존 위기, 아시아는중국 부채 등으로 경기 둔화를 겪었다. 또한 모바일·AI 혁명을 이끈기업은 대부분 미국 기업들이었고, 자금도 미국으로만 쏠렸다.

1985년에는 플라자합의가 있었다. 폴 볼커의 긴축으로 급등한 달러를 잡기 위해서였다.

이은택 스트레티지스트는 "흥미로운 것은 1973년, 1986년, 2002년이 모두 '거대한 변화의 시작점이었다는 것"이라며 "자산이 어디로 향할지 거의 1년째 추적 중인데, 곧 결론에 도달할 듯하다"고 전했다.

이날 보고서 분석에 따르면 앞서 1973년 달러약세는 '원자재'의 10배 상승, 1986년 달러약세는 '제조업 신흥국(일본/한국 등)'의 10배 상승, 2002년 달러약세는 '원자재 신흥국(브라질/러시아 등)'의 10배 상승의 신호탄이었다. 지금도 거대한 자금의 움직임이 시작됐을 수 있다.

이 스트레티지스트는 "앞선 세 시기의 글로벌 경제 상황은 놀랍도록 닮아 있다"며 "중요한 점은 이 시기 각각 거대한 자금 흐름의 변화의 시작이 됐고, 1973년엔 원자재, 1986년엔 제조업 신흥국, 2002년엔 원자재 신흥국의 ‘텐베거 신호탄’이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