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들이 AGF 입장 전 줄을 선 모습. (사진=김태현 기자)
살을 에는 추위도 서브컬처 팬들의 덕심을 꺾지 못했다. 이번 AGF 2025는 주류로 떠오른 서브컬처의 인기를 체감하는 한편, 팬덤과 교류하는 경험을 통해 IP 외연을 넓히려는 게임사들의 전략을 엿볼 수 있었던 자리였다.
5일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는 애니메이션 게임 페스티벌(AGF 2025)이 열렸다. 이번 행사는 오는 7일까지 3일간 진행되며, 71개 참가사와 함께 역대 최대인 1071개 부스 규모로 개최된다.
이번 AGF 2025에서는 한층 커진 서브컬처의 위상을 느낄 수 있었다. 서브컬처는 일본 애니메이션풍 그래픽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이용자와 캐릭터 간 교감을 특징으로 삼은 장르다. 최근 몇 년 간 여러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끌면서 20·30대를 중심으로 대형 팬덤이 형성됐고, 이들을 주 소비층으로 삼아 새로운 시장이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AGF도 서브컬처의 인기에 맞춰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이틀 동안 7만2000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했고, 올해는 작년(1~3홀)보다 한층 커진 규모(1~5홀)로 3일간 개최되는 만큼 역대 가장 많은 관람객들이 현장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직위에 따르면 올해 예상 방문객은 약 10만 명이다.
스마일게이트 AGF 부스 전경. (사진=김태현 기자)
이날 현장에서는 메인 스폰서로 나선 스마일게이트 부스가 이목을 모았다. 스마일게이트는 대표 서브컬처 게임 '에픽세븐'과 신작 '미래시: 보이지 않는 미래'를 중심으로 80개 부스 규모의 전시관을 구성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이번 행사에서 신작 '미래시'의 첫 국내 이용자 대상 시연을 진행한다. 관람객은 '미래시'의 초반 부분을 플레이하고 핵심 캐릭터, 세계관, 전투 시스템을 체험 가능하다. 시연을 마친 뒤에는 '미래시'의 아트 디렉터 김형섭(혈라)의 독창적인 화풍을 담은 초대형 아트월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에픽세븐' 부스에서는 인기 코스어 8명과 함께하는 대규모 코스프레 이벤트를 마련했다. 해당 부스는 오는 18일 업데이트 예정인 외전 '스러진 잔불의 비가'를 테마로 꾸며졌으며, 관람객은 스토리의 주인공인 '소녀 디에네'와 함께 마을 축제에 참여한 뒤 스페셜 굿즈를 받을 수 있다.
시프트업 '승리의 여신: 니케' 부스에서 무대 이벤트가 진행 중인 모습. (사진=김태현 기자)
국내 서브컬처 대표작 '승리의 여신: 니케'의 부스도 팬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니케'는 지난 4일 업데이트된 익스프레스 열차 'AZX'를 테마로 부스를 꾸몄고, 전문 코스어들이 AZX 스쿼드의 '솔린', '디젤' 등 인기 캐릭터로 분장한 무대 이벤트를 준비했다.
관람객들은 '니케'에 대한 지식을 겨루는 '니케 퀴즈쇼!', 행운의 주인공을 가리는 '럭키 드로우!' 등 다양한 현장 이벤트를 즐길 수 있다. 유형석 디렉터도 3일간 현장을 찾아 '개발진과 미니 게임 한판' 코너를 통해 이용자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넥슨 '마비노기 모바일' 부스 전경. (사진=김태현 기자)
'마비노기 모바일'로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탄 넥슨은 올해 지스타 대신 'AGF 2025'를 찾았다. 넥슨은 갤럭시 스토어와 협업해 게임 속 마을 '티르코네일'을 현실 공간에 구현했고, 관람객들이 게임의 세계관과 감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관람객들은 각각 학교, 목장, 식료품점, 낚시터 등 4개 구역에서 게임을 체험하고 포토 이벤트 등을 즐길 수 있다.
엔씨소프트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부스 전경. (사진=김태현 기자)
엔씨소프트도 퍼블리싱 신작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로 서브컬처 이용자 확보에 나섰다. 엔씨가 서브컬처 행사에 부스를 내는 건 창사 이래 처음이다.
엔씨는 이번 행사에서 '브레이커스'를 테마로 ▲코스프레 ▲미니게임 3종 ▲보너스 룰렛 ▲포토부스 등의 현장 이벤트를 운영한다. 앞서 도쿄게임쇼, 지스타 등 주요 행사에서 '브레이커스'를 선보여온 만큼, 이번 'AGF'에서도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겠다는 의지다.
관람객들은 이벤트에 참여해 '에르카' 캐릭터 가방, 캠핑의자, 달력 등 '브레이커스' 테마 굿즈를 받을 수 있다. 또 이날부터 '브레이커스'의 CBT(비공개 테스트) 참가자 모집이 시작되며, CBT는 오는 2026년 1월 구글 플레이·스팀 플랫폼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NHN은 '최애의 아이' IP 첫 공식 게임 최애의 아이 Puzzle Star'를 선보였다. (사진=NHN)
NHN은 수집형 RPG '어비스디아', 퍼즐 모바일 매치3 '최애의 아이 Puzzle Star' 2종을 출품했다. '어비스디아'는 지난 8월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뒤 오는 2026년 상반기 국내 출시를 계획 중이며, 마찬가지로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최애의 아이 Puzzle Star'는 '최애의 아이' IP를 활용한 첫 공식 게임이다.
NHN은 '어비스디아' 부스 중심에 위치한 스테이지에서 DJ 공연, 퀴즈 프로그램, 코스어 이벤트 등을 준비했다. '어비스디아' 시연존에서 상위권에 든 관람객들이 모여 대결을 펼치는 '인베디어 랭킹 대전'도 매일 오후 4시 진행된다. 또 '최애의 아이' 부스에서는 게임 내 챕터보드를 활용한 '명장면 완성 퀴즈' 이벤트, 게임의 가챠 시스템을 미리 체험할 수 있는 '최애 캐릭터 뽑기'를 만나볼 수 있다.
에이블게임즈 '크레센트: 퍼스트 라이트' 부스 전경. (사진=김태현 기자)
중소규모 게임사의 신작도 눈길을 끈다. '달토끼 키우기', '메이플 키우기' 등 방치형 RPG로 이름을 알린 에이블게임즈는 올해 첫 서브컬처 게임 '크레센트: 퍼스트 라이트'를 AGF에 출품했다.
에이블게임즈는 '크레센트' 세계관 속 우주선 '만타리온'을 테마로 한 카페를 구성했다. 관람객들은 게임의 세계관을 익히고, 추첨 이벤트를 통해 코스어들과 1대1 카페 데이트를 즐기거나 타로점, 이상형 월드컵, 스탬프 미션 등 참여형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다.
이 밖에 네오위즈는 '브라운더스트2' 부스를 꾸렸으며, 스튜디오비사이드도 신작 모바일 게임 '스타세이비어'를 AGF에 선보였다.
AGF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AGF는 이제 서브컬처·게임 팬덤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축제로 자리잡았다"며 "앞으로도 서브컬처 팬층의 니즈를 파악하고, 이에 맞춘 참여형 이벤트, 부스 등을 마련해 참가사·팬들의 만족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