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SG닷컴)
국내 이커머스 시장 강자인 SSG닷컴이 창사 12년 만에 오프라인 무대에 올랐다. ‘온라인에서 냄새가 나진 않잖아요’라는 문구처럼 이번 행사는 온라인의 한계를 넘어선 ‘오감 체험형 리테일’ 실험이다. SSG닷컴은 15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성동구 성수동 에스팩토리 D동에서
첫 오프라인 페스타 '美지엄'을 개최했다. ‘셀렉티드 뮤지엄’을 콘셉트로 한 이번 행사에는 제품과 뷰티 등 100여 개 브랜드가 참여했다. 16일 성수동 행사장은 평일 오후임에도 긴 대기 줄이 이어졌고 건물 안에서는 셰프가 조리하는 냄새와 향수의 향이 뒤섞여 온라인에선 결코 느낄 수 없는 감각적 경험이 펼쳐지고 있었다.
◆4700㎡ 규모에 100여 브랜드…“앱 속 브랜드가 현실로”
행사장은 총 4개 층 약 4700㎡(1425평) 규모로 조성됐다. 1층 ‘고메 스트리트’와 ‘딜라이트존’에서는 SSG닷컴이 단독 판매하는 식품과 간편식을 직접 시식할 수 있다. 스타 셰프가 현장에서 조리하는 냄새가 가득 퍼졌고 관람객은 QR코드로 즉시 상품을 구매했다. 30대 여성관람객은 “앱에서만 보던 제품인데 냄새가 나고 먹어보니 신뢰가 생기네요”라고 말했다. 2층 ‘이마트몰 신선 라운지’는 냉장 설비와 AR(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산지 정보·유통 경로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3층 ‘뷰티 오브 쓱(SSG)’은 향수·스킨케어 브랜드들이 AI 피부 진단·향 체험 등으로 구성된 뷰티존을 선보였다.
(사진=SSG닷컴)
◆ 쇼핑을 넘어 ‘페스티벌’로…오프라인 감성 입힌 이커머스
4층 ‘미지엄 스테이지’에서는 셰프 쿠킹쇼와 인플루언서 클래스와 라이브 공연 등이 이어졌다. '쓱닷컴’ 로고를 배경으로 한 포토존과 한정 굿즈도 인기를 끌었다. 행사 사전 예약 티켓 1600장은 하루 만에 매진됐다. 현장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단순한 팝업이 아니라 고객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향후 오프라인 사업에 반영하는 실험적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또한 참가 브랜드의 절반 이상(약 49곳)은 이번 미지엄을 통해 첫 오프라인 소비자 접점을 마련했다. 이는 SSG닷컴이 온라인 입점 브랜드의 판로를 ‘물리적 공간’으로 확장하는 상생 실험이기도 하다. 특히 중소 브랜드와의 공동 프로모션을 강화해 “온라인 플랫폼이 유통 생태계의 마중물 역할을 한다”는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 ‘성수’에서 감각 실험…온라인 경쟁력의 오프라인 확장
성수를 무대로 한 것도 전략적이다. 무신사, 샤넬, 삼성물산 등 트렌드 브랜드들이 잇달아 입점하며 성수는 이미 ‘팝업의 성지’이자 MZ세대 문화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SSG닷컴은 이곳에서 ‘온라인 감도(感度)’를 공간으로 시각화하며 이커머스의 한계를 넘는 브랜드 경험을 제시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 경쟁력의 중심이 물류에서 감각으로 옮겨가고 있다. SSG닷컴은 디지털 브랜드를 보이는 브랜드로 확장한 사례다”라고 전했다.
3층 ‘뷰티 오브 쓱(SSG)’ 존 내 아모레퍼시픽 체험존 앞에서 관람객들이 체험을 기다리며 줄을 서 있다. (사진=내미림 기자)
◆ SSG닷컴 “온·오프라인 넘는 리테일 생태계 구축”
이번 ‘미지엄’은 단순한 전시가 아닌 온라인 데이터와 소비자 체험이 맞닿는 실험장으로 평가된다. 클릭으로만 소비되던 브랜드를 ‘감각으로 기억되는 브랜드’로 바꾸는 SSG닷컴의 오프라인 실험이 성수에서 시작됐다.
SSG닷컴 관계자는 "시각적 정보 중심으로 구매가 이뤄지는 온라인 플랫폼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차별화 상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팝업 스토어를 새로운 고객 접점으로 마련했다"며 "브랜딩 캠페인을 비롯해 다양한 고객 접점 확대 방안을 고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