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카타르 에너지 LNG(QatarEnergy LNG)가 발주한 초대형 탄소 압축·이송설비 건설공사를 단독 수주했다. 계약 금액만 1조9100억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삼성물산은 이번 사업을 통해 글로벌 탄소 저감 인프라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전망이다.
3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이번 공사는 카타르 수도 도하 북쪽 약 80km 지점 라스라판(Ras Laffan) 산업단지에서 수행된다. 2030년 준공을 목표로 하는 이 프로젝트는 인근 LNG 액화플랜트에서 발생하는 연간 410만톤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압축하고, 이를 20km에 달하는 지중 배관을 통해 폐가스전 지하 공간으로 이송해 영구 격리하는 시설을 구축하는 것. 단일 설비 기준으로도 세계 최대급 규모로, 카타르의 탄소중립 실현 전략의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수주 카타르 탄소 압축 및 이송 설비의 개요도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은 이번 공사를 설계·조달·시공(EPC) 전 과정을 단독으로 수행한다. 단순한 압축 기술을 넘어, 고압·고온 환경에서의 안정적 이송을 위한 정밀한 압력·온도 제어 시스템이 필요해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회사는 기존 카타르 LNG 플랜트 공사 경험을 보유한 인력과 검증된 협력업체 네트워크를 투입해, 산업단지 내 기존 시설과의 간섭을 최소화하며 시공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병수 삼성물산 해외영업실장(부사장)은 "카타르 시장에서 다수의 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수주를 통해 삼성물산이 카타르의 지속가능 정책 실현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며 "태양광 사업에 이어 탄소 압축·이송 분야까지 확장함으로써 글로벌 에너지 전환을 선도하는 종합 인프라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이번 수주를 계기로 신재생에너지(태양광, 배터리 저장장치)뿐 아니라 탄소 포집·이송(CCS)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 특히 최근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포집·저장·활용(CCUS) 기술 투자를 가속화하는 가운데, 삼성물산은 EPC 기반의 시공 역량을 앞세워 이 시장에서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LNG, 수소, 탄소포집 등으로 이어지는 에너지 밸류체인이 글로벌 건설사들의 새 성장축이 되고 있다"며 "삼성물산은 이번 수주를 계기로 전통적인 인프라 기업에서 지속가능한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의 체질 전환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