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수도권 핵심 지역이 규제에 묶이면서 비규제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다시 나타나고 있다. 이번 10·15 부동산 대책에서 대출·청약·세금 등 이른바 트리플 규제를 비껴간 김포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서울 접근성과 교통 호재까지 더해지며 지역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부풀어 오르듯 특정 지역을 고강도 규제로 묶으면 인접 비규제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한다. 지난 2017년 8·2 대책 당시 서울과 과천, 세종 등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이자 인천·김포·파주로 자금이 몰리며 김포 아파트값은 3년간(2017~2020년) 약 48% 상승했다.
이 같은 학습효과는 이번 10·15 대책 발표 직후에도 재현되고 있다. 규제를 피해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 김포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 대출·청약·세금 '트리플 규제' 비껴간 김포
이번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과천, 분당, 광명 등 수도권 핵심지는 모두 규제지역으로 묶였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축소, 청약 조건 강화, 양도세 중과 등 규제가 한꺼번에 적용되며 실수요자 진입 장벽이 높아졌다. 반면 김포는 규제지역에서 제외되며 상대적 청정지대로 부상하고 있다.
김포의 가장 큰 장점은 금융 규제의 문턱이 낮다는 점이다. 서울의 LTV가 40% 수준에 머무는 반면, 김포는 최대 60%까지 적용돼 적은 자본으로도 주택 구입이 가능하다. 이는 2030세대와 신혼부부 등 자금 여력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에게 실질적인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청약 문턱도 상대적으로 낮다. 규제지역은 가점제 중심으로 청약이 이뤄지지만, 김포는 추첨제 물량 비중이 높아 무주택 기간이 짧거나 부양가족이 적은 청년층도 당첨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여기에 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 중과 대상에서 제외되고,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1년으로 짧아 투자 매력도 높다.
김포 북변 2구역 대원 칸타빌 디 에디션 투시도 (사진=대원)
■ 분양시장 달아오른 김포… 연내 2000가구 공급
실제 김포 분양시장은 이미 열기를 보이고 있다. 최근 풍무역세권 일대 주요 단지 모델하우스에는 하루 2만5000명 이상이 방문하며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김포풍무 호반써밋'은 평균 7.3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이는 올해 김포에서 분양한 세 단지의 총 청약통장 수(2114건)를 넘어서는 수치다.
매매시장에서도 상승 기대감이 뚜렷하다. '풍무 센트럴 푸르지오' 전용 84㎡는 최근 실거래가(6억3500만원)보다 2억원 이상 높은 8억5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됐다. '한강메트로자이' 84㎡ 매물도 8억원대 거래가 활발하다.
이 같은 흐름 속에 연내 김포에서는 약 2000가구의 신규 분양이 예정돼 있다. 북변동, 사우동, 풍무동을 중심으로 대형 건설사 브랜드 단지가 속속 공급을 준비 중이다.
특히 ㈜대원이 북변2구역에 선보이는 '칸타빌 디 에디션(612가구, 전용 66~127㎡)'이 주목된다. 김포골드라인 걸포북변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입지에 더해, 서울지하철 5호선 감정역(추진)이 단지 인근에 계획돼 있어 여의도·광화문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인근 '한강 수자인 오브센트(3058가구)'와 '김포 북변 우미린 파크리브(1200가구)'의 완판 성공 이후 브랜드 타운 프리미엄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 BS한양이 풍무역세권 도시개발사업 B2블록에 '풍무역세권 수자인 그라센트 1차(1071가구, 전용 59·84㎡)'를, 문장건설이 사우4구역에서 '지엔하임(385가구)'을 각각 11월 공급할 예정이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 팀장은 "김포는 서울 접근성, 비규제 혜택, 신축 브랜드 단지라는 세 가지 요소를 동시에 갖춘 사실상 유일한 수도권 지역"이라며 "특히 5호선 연장 추진이 현실화되면 실수요 중심의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