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국내 뷰티업계가 함박웃음 지었다. 아모레퍼시픽이 해외 매출 회복세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간데 이어 한국콜마도 제약·건기식 부문이 실적을 방어하며 선방했다. 코스맥스·코스메카코리아 등 주요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기업들도 해외 수요 확대와 인디 브랜드 수주 증가에 힘입어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다만 사업 재정비에 나선 LG생활건강은 면세점 중심의 구조조정 여파로 실적이 주춤했기만, 중장기 성과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1082억원, 영업이익 104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 39% 늘어난 수치다. 설화수, 라네즈, 에스트라, 려 등 주요 브랜드의 해외 매출이 회복 국면에 들어선 영향이 컸다. 특히 국내외 시장에서 모두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에서는 온라인몰과 H&B스토어, 면세점 채널이 동시에 성장했고 해외에서는 북미와 중화권이 매출을 견인했다. 이 가운데 중화권에서는 현지 브랜드 선호 확산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강화와 멀티브랜드 입점 전략으로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하는 결과를 냈다.

LG생활건강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조5800억원, 영업이익은 4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8%, 56.5% 감소했다. 생활용품과 음료 부문이 선전했지만 주력인 뷰티 사업의 부진을 만회하긴 어려웠다. 뷰티부문 영업이익이 절반 이상 줄며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뷰티 사업은 면세점 중심 구조를 재정비하며 매출 4710억원, 영업적자 588억원을 기록했다. 면세 채널 의존도가 높은 구조에서 판매망 조정이 이뤄지면서 일시적 매출 공백이 생긴 탓이다. LG생활건강은 면세점과 백화점 중심의 판매망을 전면 재정비하고 브랜드 포트폴리오 효율화에 착수했으며 단기 실적 악화를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른바 국내 뷰티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빅3 기업으로 불리는 한국콜마, 코스맥스, 코스메카코리아는 한국콜마를 제외하고 K뷰티 수출 회복세에 힘입어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인디 브랜드를 비롯한 글로벌 고객사의 수주 확대와 함께 공격적인 생산능력(CAPA) 확충이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한국콜마는 매출 6830억 원, 영업이익 583억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9%, 7% 증가했으나 화장품 부문 부진으로 영업이익 개선 폭은 제한적이었다. 제약·건기식 부문이 실적을 방어했고 회사는 AI 제형 데이터와 스마트팩토리 기반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회복에 나설 계획이다.

코스맥스는 매출 5856억원, 영업이익 427억원을 기록해 매출은 10% 늘고 영업이익은 소폭 줄었다. 선 케어와 하이드로겔 마스크팩 등 기초 제품이 성장세를 견인했고 중국·미국 법인 매출이 각각 22%, 13% 증가하며 해외 실적이 회복세를 보였다. 코스메카코리아는 매출 1824억원, 영업이익 27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4%, 79% 증가하며 3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 상하이 연구소 이전을 통해 현지 맞춤형 개발 역량을 강화했고 인디 브랜드 중심 신규 수주와 클린뷰티 제품 확대가 성장을 뒷받침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브랜드 전략 전환기를 맞고 있는 것처럼 ODM 기업들도 기술 중심의 제조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브랜드와 제조사의 경계가 흐려지는 K뷰티 2막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