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12일 공식 홈페이지에 화이자 백신 위탁생산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는 팝업창을 띄웠다.(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지난 12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한다는 보도에 대해 직접 부인하는 헤프닝이 일어났다. 글로벌 1위 CMO(의약품 위탁생산)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백신 위탁생산에 나선다는 소식이 보도되자 회사는 단호하게 부인했다.
그럼에도 주가는 4.77% 오른 85만6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바이오와 화이자가 직접 나서 부인했음에도 가능성이 전혀 없진 않다는 기대심리가 반영된 것이다.
앞서 전날 한 매체는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오는 8월부터 화이자 백신 양산에 들어갈 수 있도록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 3공장에 관련 설비를 깔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삼성바이오는 곧바로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화이자도 “자체 생산이 아닌 현지 제조를 논의한 적은 없다”며 “글로벌 본사 확인한 결과 mRNA 백신 기술의 고유성과 외부에서 제조됐을 때의 품질 등을 고려해 현지 제조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정부는 ‘국내 한 기업이 오는 8월부터 해외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위탁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정부가 지목한 위탁생산 회사는 삼성바이오라는 이야기에 무게가 실리면서 기대 심리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화이자제약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할 수 있는 국내 제약사는 글로벌 1위 CMO 기업 삼성바이오밖에 없다는 것이다.
글로벌 제약사와의 비밀유지협약 때문에 외부에 공개하지 못 하는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비밀유지협약 위반 시 제약사는 백신 공급을 중단하거나 연기할 수 있다.
양측 회사가 모두 부인한 지 하루가 지났음에도 시장은 기대를 버리지 못 했다. 13일인 오늘 삼성바이오 주가는 1.17% 오른 86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전 한 때는 90만5000원으로 장중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3월 제10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존림 대표의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 백신 등 신약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발언도 이 같은 기대에 힘을 싣고 있다.
회사는 이전부터 백신 사업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언급해왔다. 이들은 앞서 언급한대로 백신 사업을 검토하고는 있지만 당장 생산 관련 준비하고 있는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시장에선 삼성바이오의 세계 최고 수준 위타생산 능력에 쉽게 기대를 버리지 못 하는 모습이다. 백신 개발은 더딜지 몰라도 위탁생산 능력으로만 보면 국내 백신 수급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가 화이자 백신 위탁생산을 맡았지만 비밀유지협약 때문에 공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믿고 싶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