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오후 S-OIL 울산공장에서 폭발과 화재 사고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화재 진압을 하고 있다. (사진=소방청)
1명 사망과 9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지난 19일 S-OIL(에쓰오일) 울산 온산공장 폭발·화재가 인재(人災)였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고용노동부 조사 당국은 에쓰오일의 이번 폭발 사고에 대해 “밸브에 이상이 있어서 투입됐다면 탱크 안에 원료부터 비웠어야 했다”며 기본 안전 사항을 소홀히 했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26일 고용노동부 울산·경남권 중대산업사고예방센터는 현재 참고인들 조사를 일단락 짓고 곧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현장 감식에 들어간다며 이처럼 밝혔다. 에쓰오일의 이번 사고에 대해 기본 안전관리를 지키지 않은 인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왕찬민 중대산업사고예방센터 감독관은 본지의 질의에 “법 위반 여부를 떠나서 원료 공급 작업장에서 이상 발견 시 탱크 안에 원료부터 비우는 게 안전의 기본이었다”며 “에쓰오일에서 작업 당시 밸브를 차단했다고 하지만 밸브를 100% 믿을 수 없음을 간과했다”고 지적했다.
왕 감독관은 “현재 참고인들 조사는 일단락됐고 에쓰오일 울산 공정 전체에 대해서 안전진단명령이 나갈 예정”이라며 “현재 명령 전 의견 수렴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긴급한 안전 조치 외에는 작업을 중지시킨 상태”라며 “안전 확보 후 곧 국과수와 현장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참고인 조사에서 나온 당시 상황을 기술한 보고서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사고 당시 휘발유 첨가제 제조 공정 내 한 밸브의 이상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협력업체 직원에게 정비작업을 지시했다.
작업자들은 현장에 남아있는 가스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밸브 구동 장치의 볼트를 풀어 정비작업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사고 현장과 배관으로 연결된 탱크에 LP가스가 유입되면서 폭발을 막기 위한 안전 밸브가 열렸고 가스가 누출돼 폭발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고용부 중대산업사고예방센터는 국과수와 정비 작업 당시 공정이 가동되고 있었는지, 원료를 비우는 등의 안전 확보를 했는지 등을 면밀히 조사할 예정이다.
에쓰오일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인재 가능성에 대해 현장 감식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현재까지 나온 내용들은 설명 자료 수준이고 책임 여부가 정리된 게 아닌 만큼 현장 감식 결과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9일 오후 8시 50분께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에쓰오일 온산공장 휘발유 첨가제 제조시설의 정기보수 과정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하고 화재로 이어졌다. 이 사고로 협력업체 직원 1명이 사망하고 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