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제57기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포스코홀딩스)

포스코홀딩스가 전분기 대비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철강 부문에서 원가절감과 판매가 상승이 이익 개선을 이끌었고, 포스코인터내셔널 역시 가스전 실적을 앞세워 호조세를 보였다. 그러나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2차전지 소재 부문의 실질적 실적 기여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 철강 이끈 1분기, ‘내실’ 강화

포스코홀딩스는 24일 공시를 통해 2025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7조4370억원, 영업이익 568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영업이익은 1.7% 감소했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2.1% 감소, 470% 증가하며 눈에 띄는 반등을 보였다.

특히 철강 부문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34.7% 증가했다. 주요 공장의 수리로 생산·판매량은 줄었으나, 투입원가 하락과 판매가 상승이 이익률을 끌어올렸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실적이 뒷받침됐다. 에너지·건축·DX·물류사업 등에서는 포스코인터내셔널 가스전 판매 증가와 발전부문 실적 개선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181.7% 늘었다.

■ 2차전지 소재 '기대'와 '불확실성' 사이

관심이 집중된 2차전지 소재 부문은 기대에 비해 다소 아쉬운 성적을 냈다. 포스코퓨처엠의 1분기 매출은 8450억원, 영업이익은 17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5.7%, 55.3% 감소했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정체(Chasm)와 신규 공장 램프업 초기 단계라는 변수에 직면하면서다.

삼성증권은 이 같은 점을 반영해 포스코홀딩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40만원에서 37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임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소재 부문의 실질적 실적 기여는 아직 불투명하며, 단기적으로는 철강 실적에 기업가치가 좌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하반기 철강 시황이 회복된다면 주가 반등 여지는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 “하반기 철강 호재 모일 것” vs “전기차 둔화 리스크 여전”

전망은 엇갈린다. 삼성증권은 하반기에 미국의 대중국 철강 관세 재조정, 일본·중국산 열연에 대한 반덤핑 조사 결과, 중국 정부의 감산 정책 구체화 등 철강 시황에 영향을 줄 굵직한 변수들이 집중돼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철강 업황 회복 기대감이 살아날 수 있다는 평가다.
반면 2차전지 부문에 대해서는 아직 투자 회수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도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 LFP 양극재 등 신제품 전환기의 불확실성 등이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포스코는 실적 개선과 함께 구조조정 및 미래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1분기까지 약 9,500억원의 현금을 창출했고, 연말까지 2조1,000억원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장가항 스테인리스 법인 매각, 비핵심 자산 구조개편 등이 진행 중이다.

올해 투자계획은 8조8,000억원으로 제시됐다. 광양 전기로 신설, 아르헨티나 염수리튬 2단계, 호주 세넥스에너지 증산, 인도 JSW그룹과의 일관제철소 합작 등이 추진된다. 특히 현대차그룹과는 전기차 소재와 미국 제철소 공동투자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 중이다.

■ ‘철강 저력’ 인정, 2차전지 신뢰 회복 ‘과제’

포스코홀딩스의 1분기 실적은 분명 의미 있는 반등이다. 전통적 강점인 철강 부문이 수익성을 회복했고, 에너지·인프라 부문도 기대 이상이었다. 하지만 2차전지 소재 부문은 아직 투자 대비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신중론이 나온다.

투자자들에게 포스코홀딩스는 지금 ‘전환기’에 서 있다. 철강이라는 탄탄한 기반 위에 2차전지라는 신성장동력이 안착할 수 있느냐가 향후 주가와 기업가치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