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될 경우 은행의 수익성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19일 내놓은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쟁점과 신용평가 시사점' 보고서에서 "국내 도입을 검토 중인 스테이블코인은 투자·헤지수단으로서의 성격보다 실생활 결제, 송금 등 제도권 내 지급 인프라 혁신수단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USDT(테더), USDC(서클) 등 주요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의 대부분이 결제보다는 가상자산 거래 및 디지털 자산 투자에 집중돼 있지만 국내의 경우 활용 영역에서 차이가 존재할 것이란 판단. 가상자산 거래의 경우 국내에는 실명확인 거래구조가 정착됐고, 원화는 국제통화가 아니어서 투자 목적으로의 보유 수요 또한 제한적이라는 근거를 들었다.

이에 보고서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과 결제 기반 원화 스테이블코인(지급결제용)의 사용이 활성화된 상황을 가정해 금융업권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은행의 경우 스테이블코인 활성화에 따른 긍정적 영향보다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 예금 이탈에 따른 수신 기반 축소 및 대출 여력 감소, 조달비용 상승 및 순이자마진 하락, 저렴한 서비스와의 경쟁에 따른 기존 수수료수익 감소 등이 예상된다는 것.

신용카드업의 경우 구조적으로 수익구조가 위협당할 수 있지만 국내 카드사는 스테이블코인과 유사한 속성을 가진 체크카드의 사용비중이 높지 않아 부정적인 영향의 정도는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기준 신용카드 업권 내 체크카드 수수료 수익은 전체 가맹점 수수료
수익의 약 10% 안팎에 그친다.

증권업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중립적이나,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일 것으로 예측했다. 증권사의 전통적인 수익모델과 스테이블코인의 직접적인 연계성은 낮지만 토큰증권(STO) 시장의 확산과 맞물릴 경우 신규 사업영역 확대 및 수익기반 다변화 측면에서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캐피탈사의 경우 자동차, 주택, 기계장치 등 자산담보 중심의 할부, 리스, 대출 상품을 주력으로 하고 있어 연관성이 낮다. 반면, 저축은행의 경우 예금이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 핵심 자금조달원인 예금의 유치경쟁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정현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의 도입은 금융업권 전반에 걸쳐 수익구조, 경쟁환경, 사업모델 변화를 야기할 수 있는 구조적 변화를 포함하고 있다"며 "다만, 많은 요소
및 특성들이 미확정된 상황이어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자료=나이스신용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