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다시 고조되며 증시가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1일부터 대중 100% 추가 관세 부과를 선언한 뒤, 미 증시가 급락했으며 국내 증시도 하락세다. 이와관련, 증권가는 관세가 실제 시행될 가능성을 낮게 판단, 반도체 등 주도주 중심 대응을 권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11월 1일부터 중국이 현재 내고 있는 관세에 100%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의 대중국 관세는 평균 55% 수준으로, 추가 관세가 적용되면 155%로 급등해 양국간 무역이 사실상 단절된다.
이는 중국의 수출 통제에 대한 보복 조치다. 중국은 올해 5월부터 미국산 대두 수입을 전면 중단했으며, 지난 9일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증시 시가총액은 하루새 2조달러(약 2872조원)가 사라졌다. 나스닥(-3.56%)과 S&P500(-2.71%), 다우존스 지수(-1.90%) 모두 동반 하락했다. 지난 4월 미국의 글로벌 관세 부과 발표 이후 최대 낙폭이다.
코스피 역시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 12일 36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는 13일 오후 2시 41분 기준 3568.42로, 전 거래일 대비 41.18포인트(-1.15%) 하락했다.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현황판,사진=연합)
이후 트럼프는 12일(현지시간) 중국에 대해 완화적인 태도를 보이며 무역 분쟁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취했다. 그는 "중국에 대해 걱정할 필요 없다"며 "우리는 중국을 해치고 싶어 하는 게 아니라 돕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에 증권가는 추가 관세 현실화 가능성을 낮게 보고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 역시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2018~2019년 무역 분쟁, 2024년 관세 전쟁을 통해 '미중 갈등→협상→재갈등→재협상'을 수차례 목도하는 과정에서 내성도 생겼고, 이번 사태의 주가 충격은 장기화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오늘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 폭락분을 반영하면서 하락세를 보일 수 있겠지만, 매도에 동참하며 보수적으로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미중 양국은 올해 4~5월에도 이미 '관세 치킨게임'을 경험한 만큼, 100% 관세가 실제로 부과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그는 이어 "고율 관세는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득보다 실이 더 크기에 실질적으로는 협상을 위한 압박 수단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4월 상호관세 발표 당시 코스피는 발표 이전 주도주였던 기계, 조선, 방산주가 빠르게 반등했다"며 "지금 S&P500과 코스피를 동시에 이끄는 주도주인 테크와 반도체를 지금 사야한다"고 강조했다.
코스피 반도체 업종에 대해 이 애널리스트는 "12개월 예상 순이익은 연중 저점 대비 39% 증가했다"며 "과거 반도체 12개월 예상 순이익은 저점 대비 최소 100% 이상 상승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이익추정치 상향 조정도 가능하다"고 봤다.
그는 구체적인 종목에 대해선 "최근 이익 모멘텀이 강화(12개월 예상 이익 상승)되고, 영업이익률이 지속적으로 상승(2026년까지)할 수 있는 기업에 대한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이버, 한미반도체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