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국내 배터리 3사의 3분기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시장 전망을 웃도는 영업익을 냈으나, 삼성SDI와 SK온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전기차 시장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ESS(에너지저장장치) 실적이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3분기 매출 5조6999억원, 영업이익 6013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1%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34.1% 증가했다. 전기차 배터리 매출은 둔화되는 양상을 보였으나, ESS 제품 생산 확대를 통해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ESS 시장은 북미를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앞서 LG엔솔은 지난해 6월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대규모 양산 체계를 갖추며 시장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올해 초부터는 국내 오창공장에서 LFP 기반 ESS 생산라인을 가동하며 북미 시장에 대규모 공급을 시작했다.

LG엔솔은 북미 합작법인(JV)을 포함한 생산 역량을 ESS 제품군 공급에 우선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7년까지 생산능력을 48GWh(기가와트시)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삼성SDI, SK온은 수익성 악화로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는 올해 3분기 매출 3조518억원, 영업손실 591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5% 감소, 영업손실 규모는 시장 전망치를 밑돌며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회사측은 "이번 실적 악화는 삼성SDI의 배터리가 주로 탑재되는 BMW, 아우디 등 글로벌 완성차의 하이엔드(고급) 등급 차량 판매가 줄어든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내년 4분기부터 LFP ESS 현지 생산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안전성을 강화한 SBB 1.7, SBB 2.0 등 미국 현지 생산·공급을 위한 차세대 ESS 제품을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SK온도 올해 3분기 1000억원대의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KB증권은 3분기 SK온의 영업손실이 직전분기 664억원에서 1710억원대로 확대, 적자 폭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미국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관세 여파로 현대차·기아 등 주요 고객사의 판매가 둔화되면서 배터리 출하량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포드와의 합작사인 블루오벌SK(BOSK) 가동에서 발생한 초기 비용 집행도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배터리 3사는 ESS 생산 역량을 지속 확대하는 한편,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먹거리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되면서 중장기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올해 4분기를 기점으로 재도약에 나선다는 복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