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2위 건설그룹인 삼성물산·삼성E&A와 현대차그룹 현대건설이 각각 평택 반도체 5공장(P5), 강남 글로벌비즈니스콤플렉스(GBC) 등 초대형 국내 프로젝트에 다시 속도를 낼 전망이다.
정부가 국내 투자 확대와 고용 창출을 요청한 이후 대기업의 행보가 구체적 사업 착수로 이어지면서, 내년 건설 및 플랜트 업황 반등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대규모 수주가 실적 회복과 신성장 동력 확보로 직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서 나온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 삼성, 평택 5공장(P5) 재개로 건설·플랜트 반전 예고
올해 국내 건설·플랜트 시장은 고금리와 비용 상승, 대형 투자 지연이 겹치며 침체가 이어졌다. 이에 글로벌 투자는 확대되지만 국내 투자는 정체된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평택캠퍼스 반도체 5공장(P5)의 2026년 착공 계획 재가동을 검토하며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23년 기초공사 이후 중단됐던 P5는 최소 수십조원 규모의 메가 프로젝트다. 최신형 HBM(고대역폭메모리), 범용 D램, AI용 시스템 반도체 생산기지가 될 핵심 라인이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AI 수요 폭증, 공급망 재편, 정부의 산업 활성화 기조 등이 맞물려 P5 재추진이 다시 힘을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써 삼성물산과 삼성E&A 등 계열 건설·플랜트의 향후 2~3년 실적도 대폭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남 AI센터, 울산 배터리 라인 등 계열사 신사업 플랜트도 동반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 현대건설, GBC 중심 초대형 프로젝트 본격화
현대차그룹은 2026~2030년 국내 125조2000억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미래 모빌리티·데이터센터·신재생·로봇·전기차 등 전 계열사의 대규모 사업이 포함된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의 수주 파이프라인이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그간 지지부진했던 서울 삼성동 GBC는 내년 인허가 조율이 본격 진행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장기간 표류했던 프로젝트가 재가동 국면에 들어서면서 현대건설의 도심 랜드마크 사업이 다시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서울 강남구 삼성동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 조감도. (사진=현대차그룹)
여기에 서남해 1GW 수전해 플랜트, 수소·신재생 기반 그린에너지 설비, 계열사 AI 데이터센터까지 대형 프로젝트가 이어지며, 공공·비민간 분야에서의 신규 수주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책 신호와 민간 투자가 맞물리면서 수주 확대와 실적 반영, 신사업 투자 및 산업생태계 확장의 선순환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대형 반도체와 도시개발, 에너지 프로젝트는 직접적인 건설 매출뿐 아니라 협력사와 부품 및 장비업체까지 파급효과가 크다.
고용 확대와 지역경제 활성화, 미래산업 인프라 구축이라는 사회적 파급까지 고려하면 내년은 건설 경기 반등과 건설, 제조 기반 산업 생태계의 구조적 전환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승준·하민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건설 동향 리포트를 통해 "삼성전자 평택 P5, 현대건설 GBC 등 초대형 프로젝트가 2026년부터 매출에 본격 반영되며 양대 그룹이 건설, 플랜트 중심으로 실적 반등에 들어선다"고 분석했다.
또한 "일회성 수주가 아니라 AI, 신재생, 플랜트, 도시개발 등 미래산업 권역에서 주도권을 강화하는 흐름"이라며 "건설기업의 중장기 성장 기반이 근본적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