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부산에서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만났다. (왼쪽 5번째부터)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 박상신 DL이앤씨 대표, 유재호 DL이앤씨 플랜트사업본부장, 버나뎃 테레세 페르난데스 주한 필리핀 대사. (사진=DL이앤씨)

DL이앤씨가 필리핀 정부와의 장기 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차세대 에너지 사업의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DL이앤씨는 19일 박상신 대표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부산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만나 에너지·인프라 분야의 구체적인 협력 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최근 경북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뒤, 한국 기업과의 전략적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회동에서는 필리핀 정부가 추진 중인 에너지 전환 정책과 전력 인프라 확충 계획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필리핀은 최근 산업 성장과 AI 기반 산업 확대로 인해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탄소중립 전략에 따라 안전성과 효율성을 갖춘 차세대 원전 기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필리핀 정부는 원전 건설 분야에서 한국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을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다.

DL이앤씨는 이미 필리핀 최대 전력회사 메랄코(Meralco)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필리핀의 SMR(소형모듈원전) 도입을 위한 공동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SMR은 대형 원전에 비해 규모가 100분의 1 수준으로 작고, 설치 장소 제약이 적어 전력 수요가 집중된 산업단지 인근에 적용하기 용이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대형 원전보다 안전성과 경제성이 높아 전력난 대응이 시급한 국가에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DL이앤씨와 필리핀의 인연은 1993년 필리핀석유공사의 가스 탈황 설비 공사를 수주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30년 동안 총 15건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한국 건설사 중 필리핀에서 가장 많은 시공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2015년 준공한 필리핀 최대 정유회사 페트론(Petron)의 RMP-2 프로젝트는 동남아시아 정유시설 역사상 최대 규모로, 약 2조2500억원 규모의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DL이앤씨의 기술력과 프로젝트 수행 능력을 입증한 바 있다.

DL이앤씨는 이번 정상급 회동을 계기로 에너지·인프라 분야에서의 협력 폭을 더욱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 시대 전력 수요 증가, 무탄소 에너지 기반 확대, 산업단지 중심의 전력 인프라 재편 등 필리핀 정부가 직면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양측의 협력은 필수적인 요소다.

박상신 DL이앤씨 대표는 “DL이앤씨는 에너지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과 사업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필리핀과의 협력은 이미 오랜 신뢰를 바탕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필리핀이 추진하는 에너지 전환 정책을 지원할 최적의 파트너로서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