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 상황이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기준선을 크게 밑돌며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11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가 전월 대비 5.9포인트(p) 상승한 72.2를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CBSI는 100을 기준으로, 100 미만이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공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CBSI는 반등했지만 여전히 100에는 크게 못 미쳐, 건설업계의 체감 경기가 침체 국면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11월 지수는 70선 안팎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뚜렷한 회복 신호를 나타내지는 못했다.
부문별로 보면 공사기성지수가 92.7로 전월 대비 19.2p 급등하며 가장 큰 폭의 개선을 보였다. 신규수주지수도 69.7로 5.7p 상승했으며, 수주잔고지수(75.4, +6.6p), 공사대수금지수(85.4, +8.5p)도 동반 상승했다. 다만 전반적인 수치 자체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공종별 신규수주에서는 온도 차가 뚜렷했다. 토목 신규수주지수는 62.0으로 전월 대비 3.6p 하락한 반면, 주택(74.7, +15.2p)과 비주택건축(70.6, +5.7p)은 상승세를 보였다. 주택과 비주택 부문에서 일부 수주 회복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지수가 85.7로 6.0p 하락한 반면, 중견기업지수(72.4, +13.1p)와 중소기업지수(58.5, +10.4p)는 개선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지수가 79.9로 하락했지만, 지방지수는 67.6으로 14.1p 상승하며 상대적으로 회복 흐름을 보였다.
11월 종합실적지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신규수주였으나, 그 영향력은 58.3%로 전월 대비 3.6%p 낮아졌다. 반면 자금조달지수의 영향력은 12.8%로 3.8%p 상승해, 여전히 자금 여건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점을 시사했다.
12월 전망지수는 72.9로 11월 실적지수보다 0.7p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지혜 연구위원은 “연말 예산 집행 확대와 민간 부문의 사업계획 확정으로 신규수주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어 단기적으로는 지수 개선에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도 “금리 부담, 공사비 상승, PF 리스크 등 구조적인 제약 요인은 여전히 건설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망 개선에도 불구하고 CBSI가 장기간 기준선을 하회하고 있는 만큼, 업계 전반의 체감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으로 전환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