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13일 국정감사 건설사 최고경영자(CEO) 출석 명단을 대폭 조정했다. 올 들어 대형 건설현장에서 잇따라 사망사고와 부실시공 논란이 이어지면서 주요 건설사 수장이 대거 증인으로 채택됐다. 하지만 여야가 '정책 중심 국감' 기조를 내세우면서 실무책임자 중심 증언으로 바뀌었다.
국회 국토위 전체회의 모습 (사진=연합)
국토위는 이날 회의에서 이러한 '2025년도 국정감사 증인 변경 신청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당초 증인으로 지정됐던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는 명단에서 제외됐다. DL그룹은 이해욱 회장 대신 여성찬 DL건설 대표이사로, HD현대산업개발은 정경구 대표이사 대신 조태제 최고안전책임자(CSO)로 증인이 각각 변경됐다.
롯데건설도 박현철 대표가 오는 29일 종합감사에 나올 예정이었으나 실무진 출석으로 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성찬 DL건설 대표도 같은 날 출석 예정인데 아직까지는 실무진 출석으로 조정될지는 미정이다.
또한 오송 지하차도 참사 부실시공 의혹으로 논란이 된 금호건설은 박세창 부회장을 대신해서는 조완석 대표가 증인으로 교체돼 종합감사 때 출석할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여야가 기업인 소환 최소화 방침에 공감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올해 국감은 재계 증인을 최소화하고 특히 오너와 대표이사 등 최고경영자의 출석을 가급적 줄이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도 "정책 검증의 장이 돼야 할 국감이 기업인 소환 중심으로 흐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나토 목걸이 인사청탁' 사건으로 논란이 됐던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이날 건강상의 이유로 국토위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22년 3월 김건희 여사에게 '나토 목걸이'를 선물하며 인사 청탁을 시도했다고 특검에 자수한 바 있다. 대신 함께 증인으로 채택된 김원철 서희건설 대표이사는 예정대로 출석한다.
지난해 12월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증인으로 지정됐던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도 명단에서 빠졌고, 대신 김유진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가 참고인으로 출석해 당시 상황과 후속 대책에 대해 증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