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전국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상승거래 비중이 소폭 낮아지며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다만 수도권 가운데서는 서울만 상승거래 비중이 오히려 확대되며 지역 간 온도 차가 뚜렷해졌다.
8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월(11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 중 상승거래 비중은 45.3%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46.6%)보다 1.3%포인트 낮아진 수준이다. 같은 기간 보합거래는 14.1%, 하락거래는 40.7%를 기록하며 상승 우위 흐름은 유지됐지만, 시장 열기는 이전보다 다소 누그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11월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의 상승거래 비중은 45.4%로, 10월(47.6%) 대비 낮아졌다. 보합과 하락 거래가 함께 늘며 매수세 강도가 전반적으로 약화된 모습이다.
다만 서울은 예외였다. 서울의 상승거래 비중은 10월 52.2%에서 11월 54.1%로 오히려 높아지며 수도권 가운데 유일하게 상승 비중이 확대됐다. 대책 이후 거래량은 감소했지만 영등포·마포·동작구 등 도심권을 중심으로 상승거래가 이어지며 서울 전체 비중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권의 경우 상승거래 비중이 10월 64.1%에서 11월 60.7%로 3.4%포인트 낮아졌다. 규제 이후 일부 관망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되지만, 여전히 거래의 60% 이상이 상승거래라는 점에서 고가 주택 시장의 가격 방어력은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다.
전국 아파트 및 권역별 매매 상승 거래 추이 (자료=직방)
반면 경기와 인천은 상승 흐름이 둔화되거나 정체됐다. 경기도의 상승거래 비중은 45.7%에서 44.2%로 낮아졌고, 인천은 43.6%로 전월과 동일했다. 규제지역 확대와 더불어 비규제지역에서도 매수자들의 신중한 태도가 이어지면서 보합·하락 거래가 소폭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지방 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11월 지방의 상승거래 비중은 45.2%로 전월(45.4%)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하락거래 비중은 42.3%, 보합은 12.4%를 기록하며 상승과 하락이 균형을 이루는 모습이다.
지역별로는 울산이 49.2%로 가장 높았고, 전북(49.0%), 부산(47.5%), 대전(46.9%), 대구(45.7%) 순이었다. 울산은 조선업 회복에 따른 지역 경제 개선 기대가 주택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며 상승거래가 두드러졌다. 11월 울산의 전체 거래 1,121건 가운데 552건이 종전 거래가보다 높은 가격에 체결됐다. 전북도 신규 공급 부족과 청약 수요 유입이 맞물리며 기존 아파트 시장에서도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전국적으로 거래량 자체는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수도권 도심과 강남권을 중심으로 자금 여력이 있는 실수요자의 선별적 매수가 이어지며 일부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도 나타났다. 상승거래 비중은 낮아졌으나 매도자들이 가격을 쉽게 낮추지 않으면서 매매가격은 하방 경직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11월 시장은 매수 심리가 조정 국면에 들어서며 상승거래 비중이 소폭 낮아졌지만, 서울 도심과 강남권, 일부 지방 광역시는 여전히 거래 활력이 유지되고 있다”며 “공급 여건과 입지, 산업 기반에 따라 지역별 차별화가 뚜렷해지면서 선택적 반등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