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이크쉑 파빌리온 쿠알라룸푸르점 전경. (사진=SPC 쉐이크쉑)

SPC그룹의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이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공격적인 브랜드 운영과 해외 사업 확장으로 말레이시아에서 4호점을 내는 등 글로벌 사업 성과를 내고 있어서다. SPC그룹 허영인 회장의 차남 허희수 사장 주도로 국내 들여온 야심작 쉐이크쉑의 국내외 성과로 신사업 발굴 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SPC그룹에 따르면 쉐이크쉑은 지난 11월 말레이시아 쉐이크쉑 4호점 ‘파빌리온 쿠알라룸푸르점’을 오픈했다. 이 매장은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대표 번화가인 부킷빈탕(Bukit Bintang)에 위치한 대형 쇼핑몰 파빌리온 쿠알라룸푸르 1층에 160석 규모로 자리집았다. 파빌리온 쿠알라룸푸르는 700여 개의 패션·뷰티·다이닝 매장이 입점한 말레이시아 대표 랜드마크로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가 입점해 있고 유동 인구가 많은 핵심 상권으로 꼽힌다.

이로써 쉐이크쉑은 11월 말 기준 국내 33개, 해외 15개 등 총 48개의 매장을 운영하게 됐다. 고물가·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내수 소비 위축에도 프리미엄을 앞세우는 외식 브랜드가 지속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데 대해 관련업계는 쉐이크쉑의 차별화 전략을 성공 배경으로 꼽고 있다.

■10년 새 국내외 점령한 쉐이크쉑의 비결

쉐이크쉑은 지난 2016년 SPC그룹이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한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다. 앞서 국내 30여개 기업들이 벌여온 유치 경쟁에서 허희수 사장이 오랫동안 공을 들이며 협상한 끝에 경쟁 기업을 제치고 라이선스 계약을 따낼 수 있었다. 당시 서울 강남대로 신논현역 인근에 위치한 쉐이크쉑 강남점에는 오픈 전날 밤부터 1500여명이 줄을 서 오픈을 기다렸다. 허희수 사장을 비롯해 주한미국대사 등이 참석한 현장에는 대기줄이 150m에 달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고 성황리에 오픈을 마쳤다.

당시 허희수 SPC 사장은 “5년 전 미국 뉴욕의 쉐이크쉑 매장을 방문했을 때 제품의 맛은 물론 직원들의 따뜻한 환대 문화가 인상깊었다”며 “쉐이크쉑이 한국 시장에서도 널리 사랑받는 브랜드로 성장할 거라 확신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후 쉐이크쉑은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갔다. 오픈 3일 만에 버거만 1만여개가 팔렸고 소비자들은 새로운 맛에 대한 흥미를 느끼며 새로운 브랜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쉐이크쉑은 성공적인 운영을 바탕으로 국내 매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했고 2022년에는 미국 ‘쉐이크쉑 엔터프라이즈(Shake Shack Enterprise)’사(社)와 협약을 통해 말레이시아 사업권을 획득했다. 쉐이크쉑이 들어온 이후 국내에 프리미엄 버거 열풍이 불며 많은 브랜드가 추가로 들어왔지만, 경기 침체로 인해 외식 경기가 둔화되며 반짝 흥행 이후 성과를 내기 어려워졌다.

실제 ‘오바마 버거’로 유명한 미국의 ‘굿스터프이터리’는 지난 2022년 5월 강남에 1호점을 냈지만 5개월여 만에 국내 사업을 철수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기반으로 하는 ‘슈퍼두퍼’도 2022년 11월 강남에 첫 선보이며 홍대점, 코엑스점까지 매장을 선보였으나 1년 반 가까이 신규 매장이 출점하지 않다가 2025년 2월 문을 닫았다. 미국 유명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도 현재 국내 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등을 목적으로 매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쉐이크쉑은 차별화되는 전략을 내세우며 ‘쉑 올 데이(Shack ALL Day)’ 와 ‘쉑 런치(Shack Lunch)’ 메뉴를 출시해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제품을 맛볼 수 있도록 했다. 또 시즌별 신메뉴를 꾸준히 선보이며 새롭고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남영탁 오준탁 쉐프와 협업해 치킨 버거 2종을 선보였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휴먼메이드와 컬래버레이션 컬렉션과 함께 한정 메뉴를 7월 출시하기도 했다. 이번 겨울 시즌에는 두 가지 치즈의 조화로 깊고 풍성한 맛을 구현한 ‘스노우 치즈 쉑’ 등을 출시해 현재 판매 중에 있다.

SPC그룹 관계자는 “한국과 싱가포르에 이어 말레이시아에서도 쉐이크쉑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앞으로도 말레이시아 고객들에게 쉐이크쉑이 추구하는 '파인캐주얼' 콘셉트의 다양한 메뉴와 호스피탈리티(hospitality) 문화를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