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국내 게임업계에 위기론이 팽배하다. 각 게임사들마다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시장에서 주목받는 신작들도 부쩍 줄어들었다. 이에 뷰어스는 국내 게임업계 위기의 원인을 짚어보고 난관을 해쳐나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살펴본다. 지난해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게임쇼 '지스타 2023'. (사진=정지수 기자) 우리나라 게임산업이 지난해 역성장을 기록하며 유례없는 위기에 빠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리나라의 게임산업은 비대면이 선호되던 코로나19 시기에 대폭 성장했으며, 당시 게임업계는 인력을 대거 확충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여 새 부흥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엔데믹 전환 후 게임시장은 침체기에 들어섰다. 기존의 성공 방정식을 답습하는 것엔 한계가 있는데, 게임사들이 새 돌파구 모색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게임산업의 매출은 10.9% 감소하며 19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의 국내 게임 이용률(62.9%) 역시 2022년(74.4%) 대비 11.5%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65.7%)보다도 줄어든 수치다. 게임산업의 역성장은 10년 만의 사건으로, 이는 유튜브, OTT, 웹툰 등 다른 콘텐츠 산업이 엔데믹 전환 후 성장한 것과는 확연히 다른 지점이다. 눈길을 끌 신작이 부족하니 이용자들의 시선이 게임 외의 콘텐츠에 쏠렸다. 코로나19 시기에 과도하게 부풀려진 미래가치가 이제야 정상으로 돌아오는 중이라는 일각의 주장도 힘을 얻는다. ■ 잘 나가던 K-MMORPG의 부진 업계는 국내 게임사들이 이른바 '리니지 라이크'로 대표되는 모바일 MMORPG에 몰두해 성장동력을 잃어버렸다고 입을 모은다. 천편일률적인 MMORPG에 이용자 피로도가 한계에 달했고, 그간 게임사들이 장르, 플랫폼 다변화 및 수익모델 개선에 소홀했던 것이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는 것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3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 게임 이용률은 53.2%로, 2022년 대비 9.4% 급감했다. PC 게임 이용률(38.4%) 역시 전년 대비 1.9% 감소했다. 글로벌 모바일 게임시장에서도 모바일 게임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모바일시장 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모바일 RPG 수익은 10% 이상 하락하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돌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북미·유럽 등 서구권 이용자들이 K-MMORPG의 P2W(Pay to Win) 시스템을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때 한국식 모바일 MMORPG 수요가 전 세계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지만, 홍콩, 대만 등 일부 동남아 국가를 제외하면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서구권을 공략하지 못하면 K-게임의 재도약은 요원한 셈이다. ■ 해외게임의 국내 시장 영향력 확대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에서도 해외 게임들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최근 국내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순위를 보면 10위권 내 해외 게임은 총 5종 ('버섯커 키우기', '라스트워: 서바이벌', 'WOS: 화이트아웃 서바이벌', '브롤스타즈', '붕괴: 스타레일')에 달한다. 이들의 장르 또한 전략, 방치형 등으로 다양하다. 매출 상위권의 국내 게임들이 모두 MMORPG라는 점과 다르다. 해외 게임들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 또한 어마어마하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5주 연속 매출 1위를 차지한 방치형 게임 '버섯커키우기'의 경우 지난 2월 누적 매출만 1300억원으로, 매출의 66%인 약 850억원을 한국에서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내 게임사가 강세를 보이던 모바일시장에서 마저도 K-게임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몇 년 간 게임사들은 수익성이 높다는 이유로 모바일 MMORPG에 주력해왔는데, MMORPG라는 한정된 풀에서의 경쟁만을 이어온 결과 외국 게임들의 역습이 현실화됐다는 지적이다. PC게임의 경우 해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가 십여 년 가까이 PC방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콘솔 시장 역시 일본 닌텐도와 소니의 인기 IP기반 게임들이 국내 매출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이다. '원신', '팰월드' 등 해외 게임들이 국내 유저들에게 크게 인기를 끄는 경우는 더욱 많아졌다. 하지만 국내 게임들은 지난해 '데이브 더 다이버', 'P의 거짓' 정도를 제외하면 아시아 일부 지역 외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힘을 잃어가고, 해외 시장 공략도 힘들어 사면초가에 빠진 모습이다. 이는 각 게임사들의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K-게임 위기론] ① '사면초가' 빠진 韓 게임업계

K-MMORPG 부진 및 해외 게임의 국내 시장 장악

김태현 기자 승인 2024.04.10 08:00 의견 0

[편집자주] 국내 게임업계에 위기론이 팽배하다. 각 게임사들마다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시장에서 주목받는 신작들도 부쩍 줄어들었다. 이에 뷰어스는 국내 게임업계 위기의 원인을 짚어보고 난관을 해쳐나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살펴본다.

지난해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게임쇼 '지스타 2023'. (사진=정지수 기자)

우리나라 게임산업이 지난해 역성장을 기록하며 유례없는 위기에 빠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리나라의 게임산업은 비대면이 선호되던 코로나19 시기에 대폭 성장했으며, 당시 게임업계는 인력을 대거 확충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여 새 부흥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엔데믹 전환 후 게임시장은 침체기에 들어섰다. 기존의 성공 방정식을 답습하는 것엔 한계가 있는데, 게임사들이 새 돌파구 모색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게임산업의 매출은 10.9% 감소하며 19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의 국내 게임 이용률(62.9%) 역시 2022년(74.4%) 대비 11.5%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65.7%)보다도 줄어든 수치다.

게임산업의 역성장은 10년 만의 사건으로, 이는 유튜브, OTT, 웹툰 등 다른 콘텐츠 산업이 엔데믹 전환 후 성장한 것과는 확연히 다른 지점이다. 눈길을 끌 신작이 부족하니 이용자들의 시선이 게임 외의 콘텐츠에 쏠렸다. 코로나19 시기에 과도하게 부풀려진 미래가치가 이제야 정상으로 돌아오는 중이라는 일각의 주장도 힘을 얻는다.

■ 잘 나가던 K-MMORPG의 부진

업계는 국내 게임사들이 이른바 '리니지 라이크'로 대표되는 모바일 MMORPG에 몰두해 성장동력을 잃어버렸다고 입을 모은다. 천편일률적인 MMORPG에 이용자 피로도가 한계에 달했고, 그간 게임사들이 장르, 플랫폼 다변화 및 수익모델 개선에 소홀했던 것이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는 것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3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 게임 이용률은 53.2%로, 2022년 대비 9.4% 급감했다. PC 게임 이용률(38.4%) 역시 전년 대비 1.9% 감소했다.

글로벌 모바일 게임시장에서도 모바일 게임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모바일시장 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모바일 RPG 수익은 10% 이상 하락하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돌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북미·유럽 등 서구권 이용자들이 K-MMORPG의 P2W(Pay to Win) 시스템을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때 한국식 모바일 MMORPG 수요가 전 세계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지만, 홍콩, 대만 등 일부 동남아 국가를 제외하면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서구권을 공략하지 못하면 K-게임의 재도약은 요원한 셈이다.

■ 해외게임의 국내 시장 영향력 확대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에서도 해외 게임들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최근 국내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순위를 보면 10위권 내 해외 게임은 총 5종 ('버섯커 키우기', '라스트워: 서바이벌', 'WOS: 화이트아웃 서바이벌', '브롤스타즈', '붕괴: 스타레일')에 달한다. 이들의 장르 또한 전략, 방치형 등으로 다양하다. 매출 상위권의 국내 게임들이 모두 MMORPG라는 점과 다르다.

해외 게임들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 또한 어마어마하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5주 연속 매출 1위를 차지한 방치형 게임 '버섯커키우기'의 경우 지난 2월 누적 매출만 1300억원으로, 매출의 66%인 약 850억원을 한국에서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내 게임사가 강세를 보이던 모바일시장에서 마저도 K-게임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몇 년 간 게임사들은 수익성이 높다는 이유로 모바일 MMORPG에 주력해왔는데, MMORPG라는 한정된 풀에서의 경쟁만을 이어온 결과 외국 게임들의 역습이 현실화됐다는 지적이다.

PC게임의 경우 해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가 십여 년 가까이 PC방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콘솔 시장 역시 일본 닌텐도와 소니의 인기 IP기반 게임들이 국내 매출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이다. '원신', '팰월드' 등 해외 게임들이 국내 유저들에게 크게 인기를 끄는 경우는 더욱 많아졌다.

하지만 국내 게임들은 지난해 '데이브 더 다이버', 'P의 거짓' 정도를 제외하면 아시아 일부 지역 외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힘을 잃어가고, 해외 시장 공략도 힘들어 사면초가에 빠진 모습이다. 이는 각 게임사들의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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