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업계가 코로나19의 재확산세로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됐지만 면세점 업계의 주름은 좀처럼 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하늘길이 좀처럼 열리지 않는 탓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조3167억원으로 6월 1조3479억원 대비 2.3% 하락했다. 지난 5월 1조5687억원으로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장 호조를 보였으나 코로나19 재확산에 주춤하고 있다.

7월의 경우 지난달 내국인과 외국인 방문객 수도 전달 대비 줄었다. 내국인은 40만7619명을 기록했다. 이는 6월(53만873명) 대비 23.2%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외국인 방문객 수는 19.1% 줄어든 5만1199명으로 집계됐다.

방문객 수의 감소는 매출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내국민 매출은 21.2% 감소한 532억원을 기록했고, 외국인 매출은 1.32% 줄어든 1조2635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대되고 외국인 매출의 경우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컸던 것이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여기에 제주공항면세점 집단 감염 사태로 내국인들의 방문이 줄은 것도 매출에 영향을 받았다.

■ 사업 다각화로 난국 타개

면세점 업계는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사업다각화를 통해 부진탈출을 노리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이달 초 홈페이지를 새단장했다. 공식 홈페이지를 '가장 신뢰받는 여행 파트너'라는 경영 비전을 담아 리뉴얼했다.

여행 콘셉트에 맞춰 그래픽모션과 영상을 활용한 감각적인 화면 구성으로, 롯데면세점 홈페이지에 방문한 고객들이 여행 온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연출했다. 사업소개 페이지에선 롯데면세점이 최근 론칭한 해외 직소싱 온라인몰인 ‘엘디에프바이’와 내수통관 면세품 전용몰인 ‘럭스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여기에 이달 김포(인천)를 출발해 제주로 가는 무착륙관광비행 등을 준비하고 있다. 무착륙 관광비행은 출국 후 다른 나라 영공까지 선회비행을 하고 착륙과 입국 없이 출국 공항으로 재입국하는 형태의 비행을 의미한다.

무착륙 관광비행은 지난해 12월부터 본격화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승객이 급감해 어려움을 겪는 공항과 항공사들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만든 상품이다.

그동안 무착륙 관광비행은 인천공항을 출발한 경우 인천공항으로 되돌아오는 형태로 운영됐는데, 출발 공항이 아닌 다른 공항으로 돌아오는 형태로 새로운 관광비행을 선보이는 것이다.

롯데면세점은 해외직구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지난 6월 해외 건강식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직구사이트 ‘엘디에프 바이(LDF BUY)’를 열었다. 롯데면세점 호주법인은 현지 상품 소싱부터 플랫폼 운영, 제품 판매, 국내 거주 소비자 대상 직배송 서비스 제공 등을 맡아 진행한다. LDF BUY를 통해 닥터내츄럴, 뉴트라라이프, 스프링리프 등 호주 유명 건강식품 브랜드 13곳의 200여 개 상품을 직구가 가능하다.

롯데면세점은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내수통관 면세품 판매도 지속하고 있다. 현재 끌로에, 지미추, 제냐, 에트로 등 럭셔리 명품부터 프레드릭 콘스탄트, 스와로브스키, 톰포드 등 시계, 액세사리, 선글라스까지 총 63개 브랜드를 할인하고 있고 브랜드를 점차 늘릴 계획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7월 운영 3년 만에 강남점을 폐점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여기에 동남아시아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SSG닷컴 내 ‘SSG DUTYFREE’ 공식 스토어를 통해 재고 면세품 판매를 확대하며 온라인 역량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신세계 면세점은 'SSG닷컴'과 '에스아이빌리지' 등 그룹 온라인몰을 이용해 판매 채널을 확대 운영했다.

현재 소비자들은 카카오톡 선물하기, 재고전문몰 리씽크 등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에서도 재고 면세품을 구입할 수 있다.

신라면세점은 온라인몰과 제휴해 국내 고객을 타깃으로 재고 면세품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쿠팡에 이어 이달 삼성물산 공식 패션몰 SSF샵에 입점,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신세계면세점과 HDC신라면세점 역시 각각 카톡 선물하기·쓱닷컴, 11번가 등으로 무대를 확대했다.

현재 ‘SSF샵’을 통해 몽블랑, 페라가모, 보테카 베네타 등 총 21여개 브랜드의 950여종 재고 면세품을 선보이고 있다.

더불어 지난 7월 하이난성 하이요우면세점과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백신접종이 점차 이뤄지고 있지만 하늘길이 언제 열릴지는 기약이 없다. 이에 따라 사업 다각화를 통해 매출 회복을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