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광약품 덱시드. 사진=부광약품 제공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
한 가전업체가 광고에 사용했던 이 슬로건은 우리나라 광고사에 남는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누구나 경험과 직관을 통해 이 말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선택은 '순간'이지만 그 순간 이전에 경영자와 임직원은 수 많은 고민과 검토, 논의를 거듭한다. 그렇게 결행한 신사업 투자, 인수합병(M&A) 등 경영 판단은 10년 후 기업을 바꿔놓는다. Viewers는 창간 10주년을 맞아 기업들이 지난 10년 전 내렸던 판단이 현재 어떤 성과로 이어졌는지 추적하고 아울러 앞으로 10년 후에 어떻게 될 것인지를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지난해 실적 반등에 성공한 부광약품이 올해 1분기 역시 준수한 성적표를 받으면서 2년 연속 흑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흑자전환의 핵심은 개량신약 덱시드의 활약이다. 부광약품은 덱시드와 함께 중추신경계(CNS) 의약품 부문 강화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부광약품은 지난 2022년 연구개발 비용과 매출원가 상승, 경영개선 조치 등의 영향으로 창립 최초로 적자를 기록했다. 이후 2년간 적자를 이어가던 중 지난해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누적 영업이익 16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 1분기 역시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9% 상승한 478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흑자전환의 중심에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개량신약인 덱시드의 활약이 있다. 덱시드의 1분기 매출은 44억원으로 전년 동기 11억원 대비 309.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덱시드의 탄생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광약품은 1998년 독일 제약사 비아트리스의 당뇨병성신경병증 치료제 치옥타시드를 들여와 판매하면서 이 시장에서 강자로 부상했다. 한때 치옥타시드의 매출은 연간 200억원을 넘기도 했다. 하지만 2006년 치옥타시드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제네릭 의약품으로부터 시장을 방어하기 위해 부광약품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개량신약 덱시드를 개발한다. 덱시드는 치옥타시드의 주성분인 치옥트산 입체 이성질체 중 활성 성분인 R-form만을 분리해 치료효과는 유지하면서 안전성을 높이고 약 크기를 3분의 1로 줄여 복용 편의성을 높인 개량신약이다.
2014년 시장에 출시된 덱시드는 2015년 매출 59억원에서 2016년 93억원으로 급성장했고 2017년 132억원으로 100억대에 진입한 이후 꾸준히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어 부광약품의 효자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자체개발 개량신약으로 수익성을 높이고 시장까지 수성하는 전략이 적중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2016년 칼베 인터내셔널과 덱시드의 동남아 6개국 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해외 매출도 거두고 있다.
덱시드와 치옥타시드는 부광약품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덱시드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9%로 단일 제품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치옥타시드는 약 7%의 매출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당뇨병의 합병증 중 하나로 당뇨환자의 약 15%에서 증상을 보이지만 인지도가 높은 질환은 아니다.
당뇨병을 오래 앓으면서 신경이 손상돼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는 질병으로 발과 하지 등에서 지속적인 저린 느낌과 무딘 감각, 근육 위축 등을 동반한다. 심할 경우 손가락과 발가락의 괴사가 진행돼 절단이 필요할 수도 있어 초기 대응이 중요한 질환이다.올해도 부광약품은 덱시드와 치옥타시드의 처방 성장을 위해 집중적인 영업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덱시드와 치옥타시드 등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의 성장이 전반적인 시적에 기여했다”며 “처방 확대를 위해 본부별 심포지엄을 운영하고 집중 영업 캠페인을 함께 추진함으로써 의료진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제품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